오는 7일 이란과 친선경기를 앞둔 조광래 감독은 지난 3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오후 훈련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과 평가전은 경기 내용도 중요하지만 어떤 경기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수 모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설 것이다. 아시안컵을 대비해 2가지 공격패턴을 준비했는데 이번에는 두 번째 패턴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왼쪽 측면으로 나서는 이청용(볼튼)이 박주영(AS 모나코)과 호흡을 맞추는 투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함께 하고 그럴 때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형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 역할을 함께 하게 된다"며 "3-4-3 전술과 3-4-1-2 전술이 혼용된 스타일이다. 아마도 박지성이 3명의 전방 공격수 가운데 가장 힘든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광래 감독의 말처럼 이번 이란전에서 펼치게 될 이른바 '이청용 시프트'서 빠져서는 안될 핵심멤버는 바로 '주장' 박지성. 이청용이 공격적으로 움직일 때마다 넓어지는 공간에 대해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이 바로 박지성이기 때문이다.

변형적인 전술을 만들어낸 조광래 감독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바로 지난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 NBA서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필 잭슨 감독의 작전이다. 당시 화려한 선수 구성으로 인해 최고의 주가를 올렸던 시카고는 가장 중요한 전술로 조직력을 내세웠다.
폭발적인 능력과 기술을 가진 마이클 조던이 전면에 나서고 나머지 선수들은 톱니바퀴 같은 전술을 통해 상대를 압박한 것.
만약 이청용이 전면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후방에서 지원하는 선수들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시카고 왕조 말기 시절 조던이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박지성도 공격과 수비에 걸쳐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공격력이 강했던 시카고가 더 무서웠던 것이 바로 수비력 또한 뛰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도 조광래호는 수비적인 능력도 뽐냈다. 덕분에 남아공 월드컵 리턴매치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결국 감독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전술적 활용도는 폭넓어질 수 있다. 그것이 조광래 감독과 필 잭슨 감독의 공통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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