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돌아온' 매니 라미레스, "모든 게 내 탓이요"
OSEN 이지석 기자
발행 2010.09.05 03: 11

[OSEN=이지석 미국 통신원] '풍운아' 매니 라미레스(38)가 보스턴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가슴에는 '빨간 양말(Red Sox)'이 아닌 하얀 양말(White Sox)'이 새겨져 있었다.
 
지난 4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는 태풍 '얼'의 영향으로 연기됐다.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던 라미레스는 2008년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돼 보스턴을 떠나야 했다.
 
이날 간단하게 배팅연습을 마친 후 라미레스는 의외의 발언을 했다. "모든 게 내 탓이요"라고.  
 
라미레스가 레드삭스를 떠난 뒤 펜웨이 파크로 돌아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다저스 시절 인터리그 경기를 위해 찾았을 때만 해도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가 이번에는 레드삭스 시절 잦은 소동을 일으키며 트레이드 요구를 했던 상황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다.
 
"진정한 사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다 나의 불찰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이제 화이트삭스 멤버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던 라미레스가 레드삭스를 떠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펜웨이 파크 덕아웃에서 동료 케빈 유킬리스와 싸움을 벌인 사건이었다. 이 일이 발생한 지 3주 만에 라미레스는 다저스로 이적하게 됐다. 이에 대해 라미레스는 지난 6월 인터리그 경기 도중 1루로 진출한 뒤 유킬리스에게 "도대체 우리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지? 미안하다, 다 내가 잘못했다"라며 이미 사과했다고 밝혔다.
 
최근 다저스로부터 웨이버 공시를 당한 뒤 화이트삭스로 팀을 옮긴 라미레스는 '만약 레드삭스에서 웨이버 클레임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안그래도 이적이 확정된 후 아이들에게 '아빠가 시카고로 가게 됐다'고 말하자 '왜 보스턴이 아니고, 시카고로 가냐'고 투정하더라"며 "과거에 대한 앙금은 이미 사라졌다. 레드삭스라고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에서 지명타자로 뛰고 있는 라미레스는 "솔직히 좌익수로 출전하고 싶은데 팀에 워낙 뛰어난 외야수들이 많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며 "화이트삭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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