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자리에서 제 모습을 보여드려야지요. 그래도 30도루는 꼭 하고 싶습니다".(웃음)
공-수-주에서 팀 승리에 기여한 날이었다. '스키니 오' 오재원(25. 두산 베어스)이 데뷔 첫 시즌 30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시에 3안타 1타점과 수비에서의 수훈까지 펼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오재원은 지난 4일 잠실 KIA전에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한 동시에 1회와 4회 잘 맞은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범타 처리하는 활약까지 펼치며 9-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오재원의 시즌 성적은 2할9푼3리 33타점 30도루.(4일 현재)
분당 야탑고-경희대를 거쳐 지난 2007년 두산에 입단한 오재원은 2008시즌서부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1군에 자리잡았다. 지난해 손가락 골절로 인해 기대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오재원은 올 시즌 다시 기회를 얻고 있다. 시즌 초에는 3할 대 초,중반의 타격을 과시하며 테이블 세터진에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원석의 부상 공백을 틈 타 3루수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는 오재원은 1회초 무사 1루에서 김선빈의 잘 맞은 안타 성 타구를 잡아 2루로 민첩하게 송구하며 발 빠른 주자 신종길을 잡아냈다. 4회에도 나지완의 타구를 감각적인 다이빙 캐치 후 1루로 송구해 범타 처리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어깨가 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오재원이지만 이날 만큼은 포구에서 송구까지 역동적으로 이어지는 민첩함이 돋보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오재원은 1회 팀이 안타 1개, 볼넷 2개로 3점을 선취하는 과정에서 도루를 성공시키며 오랜만에 팀의 '발야구'를 펼쳤다. 그는 무사 1,3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로만 콜론의 퀵모션이 다소 느리다는 점을 틈 타 2루를 훔쳤다. 시즌 30번째 도루로 선수 본인이 항상 달성 목표로 삼던 기록이다.
특히 오재원의 올 시즌 도루 성공률은 81.1%(37회 시도/30회 성공)으로 성공률 75% 이상을 특급 주자로 간주하는 것을 감안하면 순도까지 높다. 경기 후 오재원은 30도루 기록을 달성한 데 대해 "기분이 너무 좋다. 게다가 팀까지 승리해 기쁨 두 배다"라는 말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3위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대비 모드로 진입한 두산. 단기전에서 작전 수행 능력 및 주루 능력 배가가 더욱 중요시되는 만큼 팀 내 '육상부원'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오재원이 앞으로 펼칠 활약상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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