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좋아질 수는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명장이 인천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기대감이다. 지난 4일 부산전은 허정무 감독이 꿈꾸는 유쾌한 도전을 예측하기에 충분했다.
허정무 감독은 부산전을 앞두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유쾌한 도전을 천명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인천을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축구계에서 이례적인 3년 4개월의 계약을 보장받은 사령탑으로 인천의 큰 그림을 밝힌 셈이다.

부산전부터 허정무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당연했다. 전남 드래곤즈를 떠난 뒤 좀처럼 사용하지 않았던 스리백을 가동한 허정무 감독은 전반 내내 상대를 압도했지만 후반 들어서는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새로운 전술을 가동한 탓인지 인천 선수들은 체력 난조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정혁과 이재권이 버티는 미드필더들이 먼저 한계를 드러냈고 후반 교체 투입된 선수들 중 일부는 19분 만에 다시 다른 선수로 바뀔 정도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일전이었다. 허정무 감독 특유의 투톱과 좌우 측면의 재빠른 공격은 여전했기 때문이다. 유병수과 베크리치의 애매한 역할 분담이 문제였지만 전재호와 이준영의 측면 돌파는 매력적이었다.
허정무 감독도 첫 시작의 초라함은 당연하다는 태도다. 선수들이 새로운 전술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민구단의 현실을 부인하면서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선수 구성에 따라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 내 전술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우리 선수들에게 맞는 시스템을 쓰겠다.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쓰는 이유다”면서 “솔직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을 생각하면 희망적이다. 밖에서 보던 것보다는 약하지만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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