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진짜 좋아졌어요. 손가락만 완전히 나으면 진짜 날아다닐 것 같은데".
큰 부상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너무도 중요한 시점에서 터진 일이라 연신 쓴 입맛을 다셨다. 이원석(24. 두산 베어스)이 부상 부위인 오른쪽 중지와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넘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100경기에 출장해 2할6푼8리 8홈런 49타점(5일 현재)을 기록 중인 이원석은 지난 8월 19일 대구 삼성전 도중 강봉규의 강습타구에 오른손 중지 끝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치료 과정이 순조로운 편이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이원석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는 데 대해 이맛살을 찌푸렸다.
"내일(6일)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를 하잖아요. 저 그라운드를 밟고 싶은데(보호대를 뺀 손을 가리키며) 이게 문제입니다. 다른 데는 아무 문제가 없고 몸 상태도 완전 좋아요".
광저우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63인에 이름을 올린 이원석은 현재까지 7개의 실책을 기록, 8개 구단 주전 3루수 중 가장 실수가 적다. 3루 만이 아닌 내야 전 포지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이원석이 가진 가장 큰 메리트. 수비 하나가 대단히 중요한 만큼 이원석의 가치는 팬들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감도 좋은데 무턱대고 경기에 나갈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라며 이야기한 이원석은 경쟁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그 형은 어때요", "이 형은 나갈 수 있을까요"라는 말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당장 발표일이 코 앞에 다가온 만큼 확실한 대표팀 승선에 대한 열망을 비췄다. 지난 2007년 말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으로 잠시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원석인만큼 이번에는 확실하게 대표팀에 몸 담고 싶었던 모양이다.
당장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처지였던지 이원석은 다시 한 번 얼굴을 찡그리며 그라운드를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센 빗줄기는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땅을 적셨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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