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내가 왜 특타 안 하는지 아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9.06 07: 07

SK 와이번스 김성근(68) 감독이 특타(특별 타격 훈련)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성근 감독은 5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이 우천 순연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왜 특타를 안 하는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올해는 더 이상 경기 전이든 후든 특타를 하지 않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실제로 이날 SK는 대전 경기 때마다 대전고에서 실시하던 특타를 하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난 SK가 진짜로 특타를 하지 않자 많은 야구팬들은 그 저의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었다. 며칠 후면 당연히 하겠거니 했지만 자원자를 빼고는 경기가 취소된 5일까지 한 번도 특타를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당시 특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내가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비춰졌는데 사실 난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김 감독은 "SK는 항상 대처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그런데 요새 SK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달 내내 변하지 않는데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날(19일) 롯데전에서 실책을 저지른 유격수 나주환에 대해서도 "한 발만 나왔어도 5점은 없었다"면서 "패할 때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그런데도 그것에 대한 반성이 없는 것 같다"고 언성을 살짝 높이기도 했다.
물론 김 감독도 선수들의 생각 없는 특타와 구단 내부에서도 훈련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을 순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야신'이 특타를 없앤 가장 큰 이유는 "내 생각대로 하면 무리수가 생길 것 같았다. 무리하게 들어가니까 6연패를 당했다"며 "나주환의 실책에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고도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김 감독은 "실책을 저지른 경기 전 나주환이 내야 펑고를 받는 모습을 봤다. 그런데 많이 지쳤는지 다리가 안 움직였다. 그래서 실책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물론 특타를 멈춘 것이 나주환의 수비 실책 하나 때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김성근 감독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6연패 후 9승1패를 거두며 올 시즌 정규시즌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당시 방망이도 안 맞고, 투수들 컨디션도 엉망이었다. 점수를 못내니 팀은 연패를 할 수밖에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선수들에게 신뢰감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올 시즌 SK에서 특타는 진정으로 없어지는 것일까. 김 감독은 "내 말은 믿지 말라. 믿지 말라는 말만 믿어라"고 말해 필요에 따라서는 특타를 부활 시킬 수도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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