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양강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신영철 대한항공 감독).
지난 5일 2010 수원·IBK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역시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우승과 만년꼴찌팀으로 분류되던 여자부 도로공사의 약진이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우승은 주포인 박철우가 라이벌인 삼성화재로 이적한 상황에서 일궈낸 결과라 큰 주목을 받았다. 어렵게 영입한 문성민 효과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수들의 가세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자연스럽게 차기 시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대결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한 관심사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대캐피탈은 박철우가 이탈했지만 문성민과 프로배구 최고 세터인 최태웅을 영입하면서 우승 전력을 갖췄다. 문성민을 받는 조건으로 하경민과 임시형을 KEPCO45에 내줬고 송병일을 우리캐피탈로 보냈지만 전력이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

외국인 선수 엑토르 소토의 영입으로 공격력은 더욱 강력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소토가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주상용이라는 진흙 속의 진주를 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현대캐티탈의 변화는 기록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작년 부산에서 열린 컵대회와 비교했을 때 공격 부분에서 전반적인 성장을 이룬 것. 최고의 세터를 갖춘 탓인지 공격성공률이 47.43%에서 52.73%으로 올라갔고 범실도 ⅔ 수준으로 하락했다.
공격 횟수(603→385)가 줄어든 것이 유일한 흠이지만 모든 경기가 3세트로 끝난 것이 원인이다. 오히려 성공 횟수(286→203)에서는 그 폭이 더욱 줄어들어 호평을 받았다. 실점(93.6점→64.2점)이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지만 수비의 단단함은 분명했다. 현대캐피탈의 우승은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이번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디펜딩챔피언이기도 했던 삼성화재는 우리캐피탈(1-3 패)과 대한항공(1-3 패)에 잇달아 패하면서 준결승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기존의 전력을 잘 유지한 가운데 박철우의 영입으로 기대를 모으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물론 전력의 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빈이 결장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지만 용병을 기용하지 않은 것은 현대캐피탈도 마찬가지였다.
삼성화재의 고전은 공격성공률의 치명적인 하락이 원인으로 보인다. 작년에 비해 5% 가까이 떨어진 삼성화재이 공격성공률은 41%를 겨우 넘긴 수준으로 출전팀 가운데 최저 수준이었다. 박철우와 기존 선수들 간의 호흡이 문제였다. 실점에서도 작년의 평균 81.5점에서 올해 99.5점으로 폭등해 문제점을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신영철 감독은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합류하면 전혀 다른 팀으로 변한다는 판단에서다.
신영철 감독은 “삼성화재는 가빈만 돌아오면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팀이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과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주전 세터가 두 명이라는 강점이 있다. (최)태웅이에 문제가 있을 때 (권)영민이가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탄탄하다. 올 시즌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양강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양강 구도를 되지 않도록 우리도 준비를 잘할 것이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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