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한' 조동화, "동찬이가 잘돼야 집안이 잘풀려요"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07 09: 59

"밥도 안먹고 기다렸답니다".
특유의 밝고 쾌활한 목소리가 더욱 리듬을 탔다. 형 조동화(29, SK)가 6일 발표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동생 조동찬(27, 삼성)의 극적인 승선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가을동화' 조동화는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견고하기로 소문난 SK 외야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 소속의 '전천후 야수' 동생 조동찬에 대한 애틋한 형제애로도 유명하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동생이 돈이 많이 드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한 에피소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조동화는 지난 7월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60명 중 송광민이 군입대로 빠지자 "그 자리에 군입대를 앞둔 동생 조동찬이 들어갈 수 없느냐"며 취재진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동찬이 대신 군대에 갈 수도 있다. 한 번 가봤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조동찬이 6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예비 엔트리 명단을 교체할 수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그저 안타까운 하소연에 그쳤다.
그렇지만 욕심을 버린 조동찬의 활약이 이어졌고 급기야 지난 8월 19일 예비 엔트리 추가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또 지난 2일 최종 엔트리가 22명에서 24명으로 늘어나 3루수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었다.
이에 조동화는 OSEN과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나보다는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한 후 "어렸을 때부터 동찬이가 야구를 더 잘했다. 그래서인지 동찬이가 잘 풀려야 우리 집안도 풀리더라. 원래 반대가 돼야 하지만 집에서도 동생이 주축이다. 저번 가족 모임 때는 부모님이 장어를 들고 오셨는데 이번에는 산삼이라도 캐셔서 오실 기세"라며 환하게 웃었다.
"동찬이가 새벽에 계속 잠을 못잤나 보더라. 밥도 안먹고 대표팀 발표만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한 조동화는 "사실 60명 엔트리 때나 63명 엔트리 때도 그다지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조동화 역시 잠을 설치긴 마찬가지. 오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발표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잠이 들었는데 마침 아버지 조인국 씨가 인터넷에서 명단을 확인한 후 전화를 해왔다.
 
형 입장에서는 60명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진 동찬이의 어깨가 축 처져 있어 보기가 안타까웠다. 자신이 나이 먹고 군대를 가봤기 때문에 동생 역시 같은 길을 가야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래서 하소연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63명 엔트리에 조동찬이 극적으로 이름을 올렸을 때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워낙 경쟁자들이 쟁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동찬이가 경쟁자들보다 더 잘하면서 조금씩 기대를 품게 됐다.
조동화는 "이제 마지막 기회를 잡은 거다. 운명에 맡길 수 밖에 없다"면서도 "그런데 A급 멤버들이 모였고 지금까지 운이 닿았으니 금메달까지 따지 않겠나"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조동화는 "동찬이에게 '한국시리즈 같은 작은 건 신경쓰지 마라. 안다쳐야 한다. 2위도 확정했으니 쉬엄쉬엄 하라'고 말했더니 '우승도 하고 금메달도 따겠다. 40도루도 채우겠다'고 하더라"면서 혀를 내두른 뒤 "그래서 '어차피 너네들은 한국시리즈 경험있는 애들이 없어서 안된다'고 말해줬다"고 다시 한 번 기분 좋게 웃었다.
 
'SK의 한국시리즈 우승, 조동찬이 포함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 조동화가 꿈꾸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올해 완성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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