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이 선택한 '높이', 광저우서 빛 볼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9.07 10: 56

'만수' 유재학 감독의 조직 농구가 아시아 무대서 빛을 볼 수 있을까.
남자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이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최종 후보 13명을 지난 6일 발표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귀화선수 선발에서 전태풍(30, KCC)을 빼고 이승준(32, 삼성)을 택했다.
이승준의 발탁은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하승진(25·KCC)과도 관련이 깊다. 유 감독은 “하승진은 종아리 부상이 좋아져 훈련을 시작했다가 다시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221cm인 하승진이 부진하면 아시안게임 우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유 감독은 하승진이 제외될 것에 대비해 김주성(동부), 함지훈(상무), 오세근(중앙대), 이승준 등 키가 2m 안팎인 빅맨들을 대거 뽑았다. 
높이에 중심을 맞추면서 가드로는 양동근(모비스), 박찬희(KT&G 신인), 이정석(삼성), 김선형(중앙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양동근과 이정석을 제외하고는 프로를 경험해 보지 않은 신예들. 물론 이 부분이 큰 걱정이 될 수 있다.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의 중심에는 가드진이 있었다. 이상민(은퇴), 김승현(오리온스) 등 빠른 가드진이 중국의 앞선을 강력하게 막아내며 경기의 흐름을 빼앗으며 끝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골밑에서 중국에게 뒤졌던 한국은 결국 가드진의 활약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 대표팀은 장점이라 할 수 있던 백코트진서 상대에 밀리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2006년 도하 대회 때는 5위에 그쳤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사상 최악인 7위까지 밀렸다. 힘이 좋고 화려한 능력을 갖춘 중동 국가들의 가드, 포워드진에 밀렸던 것.
물론 골밑을 지배하는 것이 승리의 농구를 펼치는 데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대표팀이 중국 이란과 대결서 앞선다는 보장도 없다.
최근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농구선수권대회를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뉴질랜드. 한때 LG에서 뛰었던 크랙 브래드쇼가 대표팀의 일원으로 뛰고 있는 뉴질랜드는 8강전서 러시아에 무릎을 꿇었지만 분명 새로운 농구를 펼쳤다.
높이서 상대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지만 폭발력있는 가드진과 포워드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규섭(삼성) 김성철(KT&G)의 포워드진은 뉴질랜드의 진용과는 많이 다르다.
장신의 선수보다는 빠른 농구를 펼치는 것이 중요한 것. 하지만 어쨌든 유재학 감독은 높이를 선택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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