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을 대비한 조광래호의 실험은 일단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새로운 공격 방법을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짧았다. 하지만 조광래호가 가진 장점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정상으로는 길목에서 빨간불에 걸렸다. 한국은 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쇼자에이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1분 박주영이 후방에서 이어받은 볼을 문전으로 돌파하는 이청용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이청용 시프트가 효과를 봤다.

그러나 이후 이란의 중원 압박에 밀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숫자가 부족한 대표팀은 이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 이청용이 밑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이청용의 가세로 중원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 보면 최전방 공격수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고립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전반 중반 이후에는 이란의 공세에 밀려 어려운 경기가 됐고 공격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생기는 빈 공간은 그대로 경기에 나타나고 말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윤빛가람과 기성용은 호흡이 맞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밀릴 수 밖에 없었다.
또 지난달 11일 나이지리아와 경기서 보였던 짧은 패싱게임이 재현되지 않았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대표팀은 측면 공격으로 활로를 펴기 위해 노력했다. 오른쪽 측면의 최효진이 상대 진영을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공격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이날 조광래호는 변형적 3-4-3이 아닌 평범한 3-4-3의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란의 조직적인 플레이에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압신 고트비 감독이 철저한 준비를 통해 한국의 수비진을 서서히 파고들다 갑작스럽게 경기 템포를 빠르게 바꾸면서 기회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후반서 조광래 감독은 윤빛가람과 기성용 대신 김두현(수원)과 김정우(광주)를 내보냈다. 상대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면서 대표팀의 공격은 점점 살아났다. 김정우가 상대 공격수에 대해 확실한 홀딩을 해주면서 움직임이 살아났던 것.
중원 허리 싸움서 대등한 움직임을 보이자 최전방의 3인에게 연결되는 볼 배급도 유연해졌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조영철(니가타)을 긴급하게 투입했다.
조영철을 투입한 후 공격숫자가 늘어난 대표팀은 이란을 강하게 몰아쳤다. 측면 공격이 아닌 중앙에서 안정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면서 기회를 만들었으나 골을 뽑지는 못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드러난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날 패배는 아시안컵을 위한 귀중한 계기가 됐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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