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컵 우승 도전을 위한 시험을 치른 조광래호가 안방에서 이란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생겼던 문제들의 근원은 무엇일까?.
조광래호의 두 번째 실험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 7일 열린 이란과 평가전서 한국은 전반에 일격을 당한 뒤 끝내 0-1로 패했다. 새로운 공격 전술을 선보이겠다던 조 감독의 선언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공격과 수비서 조직력이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가 되고 말았다.
3-4-3의 포메이션을 사용한 조광래 감독의 공격 전술은 이른바 '이청용 시프트'로 불렸다. 최전방에 박주영(AS 모나코)을 원톱 공격수로 내세운 후 흐름의 변화에 따라 이청용(볼튼)을 공격수로 변경시키겠다는 것.

그러나 이는 중원 미드필드 진영에서 상대에 밀리며 이뤄질 수 없는 시도가 되고 말았다. 공격적인 능력이 뛰어난 기성용(셀틱)과 윤빛가람(경남)은 모두 앞으로만을 외치며 전방에 볼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란은 주장 네쿠남을 중심으로 측면에서 빠른 움직임을 선보이며 대표팀의 미드필드 진영을 흔들어 놓았다. 또 윤빛가람과 기성용 모두 상대 공격수 혹은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해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다.
기성용과 윤빛가람, 둘다 공격에 치중하다보니 수비에 금이 갔다. 수비가 흔들리면서 공격적인 플레이는 실종됐다. 호흡이 맞지 않으니 분담도 되지 않았고 상대 공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후반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기성용과 윤빛가람을 대신해 김두현(수원)과 김정우(광주)를 투입했다. 하지만 독이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은 김정우는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볼처리 미숙으로 상대에게 완벽한 찬스를 허용했다. 추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조 감독은 후반 20분 김정우를 빼고 조영철을 투입한 뒤 공격 숫자를 늘렸지만 한 번 빼앗긴 흐름을 다시 찾지 못했다.
허리에서 휘둘리니 수비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실점 장면에서 잔디가 문제가 생겼지만 이영표가 흔들리면서 수비 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5명의 수비가 상대를 막다보니 미드필더 숫자는 줄었고 그 수를 채우기 위해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까지 경기장 중앙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한 포지션에서 구멍이 생기기 시작하니 모든 곳에서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문제는 중앙 미드필더였다. 이란전은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탈환을 위한 첫 모의고사였다. 갈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두 번째 실험에 실패한 이유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첫 걸음이 돼야 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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