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거의 모든 음반사로부터 진출 계약 제의를 받았다."
국내 걸그룹들에 대한 일본 음반사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그룹이라면, 모두 일본 레이블 30~40개로부터 관심을 받고 계약을 검토했을 만큼 한국 걸그룹은 일본의 열렬한 구애 상대가 됐다.

소녀시대, 포미닛 등 이미 정상급 걸그룹 뿐만 아니라 이제 막 데뷔한 신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본 음반사들은 경쟁적으로 연락을 취해오며 일본으로 건너오라고 '유혹' 중이다. 비교적 신인그룹을 맡고 있는 한 가요관계자는 "대형 유통사와 기획사, 또 그로부터 파생된 수십 개의 레이블로부터 연락이 온 상태"라고 전했다.
아무리 한국 걸그룹에 대한 일본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 하더라도 이같은 이상열기를 모두 설명하지는 못하는 상황. 이에 대해 가요관계자들은 한계에 부딪힌 일본 음반 업계가 국내 걸그룹을 하나의 탈출구로 해석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귀엽고 실력이 다소 모자란 아이돌을 데뷔시켜 친근감을 쌓는 전략을 써왔고, 또 이로 인해 많은 여성팬들로부터는 외면받아온 일본 걸그룹 업계가 한국의 실력있는 아이돌과의 갭을 메우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일본 걸그룹과 한국 걸그룹의 실력 차는 상당히 심한 편이라고 전해진다. 한창 일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 가요관계자는 "아무리 그냥 귀엽기만 한 애를 데뷔시켜 팬과 함께 성장시키는 구조라 하지만, 그 실력이나 콘셉트가 너무 떨어지는 수준이 많더라"고 일본 상황을 전한 후 "그래서 일본인들이 이미 완벽한 모습으로 데뷔하는 국내 걸그룹을 신기하고 또 대단하게 보는 것 같다. 일본 업계에서도 이들 완벽한 신인에 대한 대중의 환호를 분명 캐치했다"고 풀이했다.
일본 업계가 실력있는 아이돌의 필요성을 느꼈다 해도 정작 일본인으로 구성된 신인을 키우기 위해선 앞으로 3~4년간의 트레이닝 기간과 비용이 필요한 상태. 그동안의 '틈'을 메우기 위해서 한국의 걸그룹을 '그대로' 수입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직접 실력있는 일본 아이돌을 만드는 기간 동안, 이미 데뷔해있는 한국 걸그룹을 데려와 활동시키겠다는 것. 따라서 2년 안에 크게 자리 잡을 일부 걸그룹 외에는 오히려 노하우만 나눠주고 이용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각 레이블마다 프로모션 전략과 계약 형태가 상당히 다른 것으로 안다"면서 "모든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금 당장의 그 무엇보다는 향후 그룹을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제시하는가 여부도 잘 체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걸그룹이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일본도 우리의 트레이닝 시스템이나 콘셉트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3~4년 후 일본 내 '실력파 걸그룹'의 역할을 일본 걸그룹이 대체할 수도 있다. 앞으로 몇년만 반짝하고 말 게 아니라, 롱런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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