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인 명단이 확정되던 순간. 그와 함께 한대화 한화 이글스 감독과의 연락은 두절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2년 전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좌완 에이스 류현진 만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중심타선의 한 축인 오른손 타자 김태완과 우완 선발 유원상, 주축 계투요원 양훈은 결국 아시안게임을 향한 마지막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군입대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

성적 면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기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류현진을 제외하고 팀 내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김태완은 올 시즌 105경기 2할7푼4리 15홈런 60타점(8일 현재)으로 3년 연속 20홈런 기록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 시즌 초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던 유원상은 5승 13패 평균 자책점 5.45로 안정감이 떨어졌으며 양훈도 6승 8패 7세이브 2홀드 평균 자책점 6.80에 그쳤다.
그러나 한화 구단 입장에서 보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지난 7월 중 주전 3루수이자 예비 엔트리에 올랐던 송광민을 갑작스럽게 군으로 떠나보내며 병역 문제에 대한 취약점을 드러냈던 한화는 훨씬 더 많은 선수의 입대 시기를 조정해 군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송광민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훈련소에서 도중 퇴소, 내년 초 공익근무입대해야 하는 만큼 2013년에야 팀에 재합류할 수 있다.
문제는 위에 언급된 선수들 외에도 많은 투수, 야수들이 입대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좌투수 킬러로 떠오른 외야수 정현석도 내년 3월이 병역을 미룰 수 있는 최대 한계시기이며 우완 윤규진도 2011시즌 이후 반드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2군에서도 병역 미필자들이 수두룩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시일이 있는 만큼 한화는 앞으로 3~4년 간 1987년 이전 출생 선수에 대한 병역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체 드래프트 이전까지 한화는 타 구단에 비해 2~3순번 이전 지명 포기를 선언하며 적은 신인 선발을 고수해왔다. 그나마도 병역 미필 대졸 선수들의 비율이 상당했기 때문에 지금의 악조건을 자초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할 선수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포수-키스톤 콤비-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 라인의 병역 공백은 없을 전망이며 전체 1순위 광주일고 좌완 유창식이 가세한다. 5순위로 지명된 성균관대 중심타자 김용호도 고교, 대학을 통틀어 아마추어 선수들 중 가장 고른 기량을 갖춘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고 가세 전력이 당장 1군에서 수준급 기량을 선보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간의 신인 선수 지명 및 팀 재편에 관련한 실책을 깨닫게 된 2010시즌 한화. 그러나 해결책을 마련하기도 전에 한화에 떨어진 '병역 폭탄'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갖추고 있어 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짙은 한숨만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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