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차게 3년째 도루를 시도한다는 점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의 변화가 필요했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현재 팀 홈런 2위(137개, 7일 현재), 도루 5위(110개)를 기록 중인 올 시즌 타선에 대해 자평했다. 획일화된 야구 코드를 거부한 발야구 탈피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8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팀 홈런이 늘어난 데 대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팀 홈런 120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홈런 수가 적었던 두산은 올 시즌 팀 홈런 2위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여기에는 이성열(22홈런), 양의지(18홈런)의 가세가 큰 이유다. 지난해까지 그저 거포 유망주로만 불렸던 이성열은 올 시즌 2할6푼3리 22홈런 76타점을 기록 중이다. 삼진이 많다는 점(123삼진)은 아쉽지만 이전에 비해 나아진 집중력과 컨택 능력으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
양의지의 두각세는 놀랍다. 이미 신인왕 후보 자격을 갖춘 포수로 한 시즌 최다 홈런(종전 1999년 홍성흔 16홈런) 기록을 갱신한 양의지는 2할7푼2리 18홈런 62타점으로 신인왕좌를 굳히고 있는 중. 지난해까지 1군에 단 3경기 1타석에 그쳤던 선수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발전상이다.
그에 반해 팀 도루는 5위에 그치며 '발야구팀' 색깔이 옅어진 것도 사실이다. 팀 내 최고의 준족 이종욱은 29도루로 부상 공백이 있던 지난해(37도루) 기록 만큼 루를 훔치지는 못하고 있다. 오재원이 가장 먼저 팀 내 30도루 테이프를 끊으며 두각을 나타냈으나 고영민(8도루), 민병헌(9도루) 등이 예년 만큼의 도루 숫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아기자기한 주루 플레이보다 화끈한 파괴력 야구로의 변신을 꾀했던 김 감독은 "도루는 부상 위험이 많다. 선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3년 째 무턱대고 도루를 한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종욱이나 고영민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보다 다리부터 들어가는 동작이 많아졌다"라며 "파괴력 강화를 통한 홈런 갯수 증가도, 도루 감소 현상도 예측했던 일"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김 감독은 이대형(LG)에 대해 "4년 연속 50도루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라며 타 팀의 준족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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