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누적' 류현진, 충분히 위대한 2010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09.09 07: 03

선발 20승은 물건너갔고 트리플 크라운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2010년은 위대하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3)이 시즌 막판 피로누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 2일 대전 삼성전에서 올 시즌 최소인 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왼쪽 팔꿈치가 뭉치는 느낌을 호소하며 이번주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다. 선발 20승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김광현(SK)이 맹추격 중인 다승왕 경쟁으로 인해 트리플 크라운도 쉽지 않아졌다. 하지만 설령 선발 20승과 트리플 크라운 모두 실패하더라도 류현진의 2010년은 충분히 위대하다.

 
▲ 최다이닝&최저방어율
 
투수 트리플 크라운은 지금까지 총 5차례 나왔다. 선동렬 삼성 감독이 현역 시절 무려 4차례(1986·89·90·91)나 기록했고 류현진이 데뷔 첫 해였던 2006년 작성했다. 선발 20승은 유일하게 2차례나 기록한 김시진 넥센 감독을 포함해 6차례밖에 나오지 않았고, 좌완 투수로는 1995년 LG 이상훈이 유일하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트리플 크라운이나 선발 20승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 바로 최다 투구이닝과 최저 평균자책점의 동시 달성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최다 투구이닝을 기록하며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딱 두 차례뿐이다. 1994년 한화 정민철이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8이닝을 던지며 2.15의 평균자책점으로 두 부문 1위를 차지했고,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가 23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7로 두 부문을 휩쓸었다. 올해 류현진은 리그 최다 투구이닝(192⅔이닝)과 최저 평균자책점(1.82)을 기록 중이다. 가장 많이 던지면서 가장 적게 점수를 내주는 것은 트리플 크라운이나 선발 20승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 1점대 평균자책점
 
아직 남은 경기 등판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류현진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시즌을 마감할 것이 유력하다. 규정이닝을 채우며 기록한 1점대 평균자책점은 지난 1998년 현대 정명원(1.86)과 삼성 임창용(1.89)이 마지막이었다. 류현진이 이대로 시즌을 끝내면 무려 12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렇게 많이 던지면서 기록한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점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2010년 류현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한 경우는 불과 6차례. 1982년 OB 박철순(1.84·224⅔이닝), 1985년 롯데 최동원(1.92·225이닝), 1986년 해태 선동렬(0.99·262⅔이닝), 1986년 롯데 최동원(1.55·267이닝), 1986년 OB 최일언(1.58·221⅔이닝), 1991년 해태 선동렬(1.55·203이닝) 뿐이다.
 
한마디로 1992년 이후에는 류현진보다 많이 던지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한 명도 없다는 얘기다. 평균자책점 관리는 류현진처럼 많이 던지는 투수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만으로도 류현진의 2010년은 충분히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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