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한 실력파 걸그룹을 표방한 2NE1이 9일 첫 정규앨범 ‘투 애니원(To anyone)’의 음원을 오픈하고 공식 컴백한다. 1년2개월만의 컴백이다. 이들의 컴백이 비주얼 위주 홍보, 특정 신체 부위 강조, 성적인 매력 어필 등으로 통일된 기존 걸그룹 시장에 어떤 균열을 가져올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NE1의 타이틀곡은 ‘캔트 노바디(Can’t nobody)’와 ‘고 어웨이(go away)’, ‘박수 쳐’ 등 총 세곡. 이 곡들은 섹시함이나 발랄함보다는 강렬하고 멋있음에 방점을 찍었다. 수록곡 중 발라드 '아파' 역시 걸그룹 특유의 갸녀림보다는 파워풀한 흑인음악에 가깝다. 비주얼도 자극적이고 섹시한 느낌보다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멋을 살릴 예정.
바로 이점에서 걸그룹 시장에 여성팬들이 대거 유입될 것인지, 이로 인해 섹시한 몸매를 강조해온 걸그룹 풍토에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2NE1은 데뷔 초반에 확실히 실력으로 차별화시킨 그룹”이라면서 “실제로 음악도 달랐다. 소구대상도 다른 걸그룹들과 다르게 성적인 매력을 찾는 남성팬이 아닌 우러러볼 수 있는 걸그룹을 찾는 소녀팬이 상당히 많았다.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매력이 음악적인 실력과 맞아떨어지며 여성의 욕구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걸그룹들이 비슷비슷한 전략과 외모로 천편일률적인 면이 있다”면서 “2NE1이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주길 바라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모션 역시 다른 걸그룹과 달리 외모 대신 음악에 집중했다. 패션, 다이어트, 이미지컷 등을 강조하며 이슈몰이에 나서는 다른 제작자와 달리, YG엔터테인먼트는 블로그 등을 통해 타이틀곡을 조금씩 순차 오픈하며 음악 하나로 화제를 만들어내고자 한 것.
더구나 타이틀곡도 무려 세곡. 사실 이는 각 노래마다 탄력이 분산돼 가요계에서 꺼려하는 전략이나, YG엔터테인먼트는 2NE1의 음악 팬층을 믿고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선 힘이 분산돼 음원 순위에 악영향이 될 것이라 하지만 우리는 순위 보다는 2NE1이 다양한 색깔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이는 2NE1만의 도전적인 면과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NE1은 이번달 컴백하는 가수 중 가장 톱급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부분의 톱 발라드 가수 - 아이돌 그룹들이 10~11월 컴백을 예정하고 있어, 9월에는 가요계가 비교적 한산한 편. 그래서 가요계에서는 "2NE1의 라이벌이 없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보통 추석이 있는 9월은 컴백하기 어려운 시기인데 2NE1이 화끈하게 밀어부친 것 같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더 이슈를 독점할 수도 있겠다. 앞으로 각 기획사가 모두 한팀씩 걸그룹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만약 2NE1의 색깔이 다시 한번 걸그룹 시장에서 성공 된다면 향후 걸그룹의 승부수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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