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김성근 감독님 꿈 꿨어요".
LG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현준(24)이 프로 입문 후 첫 스승인 김성근(68) 감독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살짝 표현했다. 얼마전 김 감독이 박현준이 나오는 꿈을 꿨다고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데 대한 응답이기도 했다.
박현준은 8일 우선 "기사를 보고 놀랐다.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나"라고 취재진에 되물어 확인한 뒤 "이미 LG 유니폼을 입은 만큼 내가 몸담았던 SK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사실 내 꿈에도 김성근 감독님이 나온 적 있다"면서 "지나고 보니 감독님이 얼마나 내게 관심을 보이셨는지 알겠더라.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앞서 김 감독은 LG로 이적한 옛제자 박현준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바 있다.
박현준은 지난 7월 김선규, 윤상균과 함께 LG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프로 첫 승은 물론 2승째를 따내면서 서서히 잠재력을 폭발시켜 나가고 있다. 이에 직접 이번 트레이드에 관여했던 김 감독은 "현준이가 꿈에 나타난다"며 "왜 그렇게 스트라이크가 잘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SK에 있을 때는 안그러더니 좋을 때 투구폼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농담한 후 웃었다.
이어 "사실 현준이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다.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우리는 매 경기를 항상 이기러 들어가니까"라고 말을 흐린 후 "그 아이 때문에 문광은이 살아났다. 느끼고 반성하는 점이 많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박현준 입장에서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을 듯. 박현준은 "왜 섭섭하지 않겠는가"라면서도 "하지만 김 감독님께 많이 배웠다. LG에 와서도 그 때 배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내 박현준은 강한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현실은 이미 LG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SK가 아닌 박종훈 감독님이 계시는 LG에서 2승을 거뒀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한 박현준은 "올 시즌이 끝나기 전 꼭 한 번 SK를 상대로 마운드에 서고 싶다. 그래서 감독님께 이 만큼 성장했다고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성근 감독과 박현준. 헤어지고 나서 오히려 더 깊어지는 듯한 오묘한 사제관계다.
한편 박현준은 지난달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관중 속으로 사라졌던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의 의미가 담긴 위닝볼을 찾을 전망이다. 넥센 팬이 직접 연락을 취해 위닝볼을 건네줄 의사를 전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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