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수, "내년에는 다른 모습 보이겠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10 10: 39

"다음 시즌에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 때는 정말 민망할 따름이지요".(웃음)
 
웃으며 건넨 이야기였으나 그 속에는 오기가 숨어 있었다. 새 팀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찾았으나 체력적 부담 등으로 인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이대수(29. 한화 이글스)가 다음 시즌을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지난해 11월 16일 1-2(조규수+김창훈)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서 한화로 새 둥지를 튼 이대수. 그러나 그가 주전 유격수로 미리 점지되면서 일각에서는 "무릎 부상 이후 풀타임리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연 한 시즌을 온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7년 포스트시즌서 당한 잇단 무릎 부상 후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서 검증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세인들의 뇌리에 박혀있던 것.
 
2010시즌 그의 성젹표는 '만족'보다 '실망'에 가까운 것이 사실. 이대수는 올 시즌 117경기에 출장해 2할1푼9리 6홈런 35타점(9일 현재)에 그치며 규정타석을 채운 8개 구단 타자들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유격수로서 단 5개의 실책만을 기록하며(수비율 9할9푼) 8개 구단 주전 유격수 중 가장 안정된 수비를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시즌 전 2번 타자감으로도 꼽혔던 이대수였음을 감안하면 타선에서의 공헌도가 아쉬운 것이 사실.
 
한대화 감독 또한 한여름 도중 이대수의 모습을 지켜보며 "볼살이 쪽 빠졌다. 힘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라 정말 걱정이다"라는 말로 우려를 표시했다. 검증된 수비력을 갖춘 만큼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는 의견을 보였으나 체력 저하로 인한 침체된 경기력이 뼈아프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제는 날씨가 좀 선선해진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안도감을 비춘 이대수는 시즌을 돌아보며 짙은 아쉬움을 밝혔다.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스스로도 걱정이 많았다. 여름나기에 실패하면서 팀 승리에도 공헌하지 못했고. 내년에도 이런 모습을 다시 보인다면 그 때는 프로 선수로서 자격 미달이다. 스스로 나 자신에게 또다시 실망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현실을 부인하기 보다 안 좋은 모습을 재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진 이대수. 멘도자 라인의 불명예를 안고 2010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안 좋았던 한 해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그가 다음 시즌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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