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희가 영화 ‘그랑프리’로 돌아왔다. 극중에서 김태희는 기수 역할을 맡아 이전보다 좀더 털털하고 좀더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스크린을 누볐다.
영화 ‘그랑프리’는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기수 서주희(김태희 분)가 새로운 경주마 탐라와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 이우석(양동근 분)과 함께 여기수 최초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하는 내용을 그린 감동 드라마이다.
‘그랑프리’는 드라마 ‘아이리스’의 연출자인 양윤호 감독과 김태희가 다시 의기투합해 관심을 모았다. 김태희는 이미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양윤호 감독을 만나 이전보다 좀더 편안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다. 또한 자유로운 영혼의 연기자 양동근의 리듬감 넘치는 추임이 김태희마저 무장해제 시키며 한결 더 여유 있게 호흡을 맞췄다.

“양동근 선배와 연기하는 게 색다른 느낌이었지만 호흡이 의외로 잘 맞았던 것 같다. 저도 마음을 열고 그냥 다가갔다. 같이 단 둘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본 리딩도 하고 극장도 가고 산에도 가고 밥도 먹고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경마장에서 말 연습도 같이 하고 대본 회의를 하고 나서 집에 들어갈 때 양동근씨가 차편이 없어서 제 벤에 타는 경우도 있어서 가는 내내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양동근과 친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양동근은 굉장히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 그와 연기를 하기 전에는 제 멋대로 이고 자유롭게 자기 세계 속에서 자기 고집만 피울 것 같은 이미지가 컸는데 실제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남을 많이 이해하려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김태희는 드라마 ‘아이리스’ 이전까지 늘 연기력 논란이 집중되는 배우 중에 한명이었다. 완벽한 비율의 얼굴이지만 한결같은 표정 연기로 연기력에 있어서 발전이 더딘 배우였다. 하지만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며 한결 더 안정된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고, 영화 ‘그랑프리’에서는 한결 더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스크린을 누볐다. 이제 매 작품마다 김태희의 연기력이 한 단계 한 단계 나아지고 있다고 충무로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정말 연기로 뭔가를 보여주겠어요,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엄청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부분도 있고 굉장히 더디게 나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드리면 나도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 ‘아이리스’ 이후에 바로 영화 ‘그랑프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하반기에는 송승헌과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의 촬영에 돌입해 내년 상반기에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인다. 최근 들어서 작품 선택의 가속도가 붙고 있는 김태희다.
“‘아이리스’를 하면서 빨리 빨리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예전에 제가 작품에 임했던 태도는 다른 작품을 결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심사숙고하고 연기를 하는 자세에 있어서 너무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 나중에 보니 그게 더 연기를 너무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니었나 싶었다. 그게 내가 더 지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좀 더 연기와 작품에 쉽게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드라마 ‘아이리스’가 일본에서 방영된 이후에 원조 한류스타 이병헌 뿐만 아니라 김태희에 대한 일본 팬들의 반응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김태희의 미모가 일본 팬들을 사로잡았다는 현지의 평가도 많았다.
“‘아이리스’ 이후에 일본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신다. 한국에서는 남자 팬들이 많은데 일본에서는 여자 팬들이 많은 것 같다. 여자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니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이제 스크린에서도 날개를 펼친 김태희. 결혼 이후에도 연기 활동을 계속 하고 싶을지 궁금해졌다.
“결혼을 해도 일은 계속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결혼을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안 해본 것 같다. 결혼에 대해 생각이 지금은 별로 없고 결혼을 나중에 한다고 하더라도 연기는 계속 하고 싶다.”
배우자상에 대한 질문에 “같이 있으면 항상 웃을 수 있고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crystal@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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