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이 '빅보이' 이대호(28, 롯데 자이언츠)의 스카우팅 리포트까지 작성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OSEN은 10일 오후 미국프로야구(MLB) 모 구단 스카우트를 만나 이대호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넘겨 받았다. 익명을 부탁한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에서도 이대호의 활약을 지켜봤다"고 말한 뒤 "올 시즌 초반 잠실구장에서 이대호의 경기를 직접 봤고, 9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운 것도 직원을 통해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11일 현재 120경기에 출장해 3할6푼2리의 타율에 166안타 42홈런 126타점 96득점을 기록하며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최다안타뿐 아니라 출루율(4할4푼3리), 장타율(6할6푼4리)까지 공격 총 8개 부문 가운데 7개에서 1위를 달리고 독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이대호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먼저 이대호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소속팀, 포지션, 키, 몸무게 등 기본적인 정보를 시작으로 해서 공수주를 놓고 10가지 세부 항목에 대해서 점수 및 짧은 코멘트를 남겼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는 팀에 따라서 항목 및 점수 계산법이 조금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크게 8점 만점을 기점으로 하며 5등급으로 나눈다.

1등급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블라디미르 게레로(텍사스 레인저스)와 같은 슈퍼스타들이 포함되어 있다. 2등급은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 토리 헌터(LA 에인절스) 등 상위팀 주전 선수들을, 3등급은 스캇 포세드닉(LA 다저스), 헌터 펜스(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같이 하위팀 주전 선수들을 가리킨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이대호가 만약 메이저리그에서 뛴다면 홈런 20∼25개를 칠 것이다. 비거리는 현재보다 짧아질 것이며, 수비와 어깨는 좋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는 나막신을 신은 사람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한 뒤 "배트를 잡는 것을 봤을 때 95마일(153km) 이상의 직구에 문제점이 노출될 것이다. 메이저리그보다 일본이 더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등급으로 놓고 봤을 때는 3등급이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이대호의 타격 능력을 8점 만점에서 5점을 줬다. 그는 "타격에 재능은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95마일(153km) 이상의 직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볼에 배트가 나갈 것"이라고 멘트를 남겼다. 파워는 6점을 받으며 "타구를 어느 곳이든지 외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러나 타구가 포물선이 아니라 라인 드라이브성"이라고 체크했다.
그러나 달리기 속도와 베이스 러닝에 대해서는 각각 2점과 3점을 줬다. 그는 "달리기가 매우 느리며 베이스 러닝에 대해서 기본 재능은 있지만 느리긴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수비 부문에서는 송구 능력과 정확성에 대해서는 "1루와 3루 모두 수비가 가능하며 어깨가 강하다"며 두 항목 모두 5점을 줬고, 공을 잡는 능력과 수비 범위는 각각 5점과 4점을 줬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수비를 매우 잘 하며, 타구 반응도 빠르고 공격적인 수비를 한다. 그러나 나라면 3루보다 1루수를 시키겠다. 3루도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적어놓았다.
기본적인 야구 재능에 대해서도 5점을 주며 "재능을 타고 났고, 무엇보다 야구를 매우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마지막으로 "성격은 아직 정확히 모르겠다. 그러나 야구를 경기를 하는 동안 야구를 매우 사랑한다"고 정리했다.
이외 신체 묘사는 "매우 크고 뚱뚱하다. 그러나 매우 힘이 좋다"고 말한 뒤 "부상 여부은 무릎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것도 꼼꼼히 메모해 놓았다.
현재 한국에 직원을 두거나 일년에 한 번 이상 한국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20개 구단이 넘는다. 뉴욕 양키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미네소타 트윈스, 캔자스시티 로얄스,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은 한국인 직원이 있다. 그리고 뉴욕 메츠, 텍사스 레인저스는 일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대만에 거주하는 스카우트가 수시로 한국을 찾아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를 체크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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