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에이스는 누구인가".
각 팀에는 에이스로 내세울 만한 투수가 적어도 한 명 이상은 있다. 에이스는 단순하게 1선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팀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최고 기량을 갖춘 투수를 말한다.
여기에서는 팀내에서가 아니라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출중한 기량을 드러내야 한다는 뜻이 있다. 소위 연패는 끊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믿음직한 투수가 에이스다.

▲넥센의 에이스는 누구일까
성적을 떠나 매 시즌 각 팀마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투수가 있다. 한화 류현진을 비롯해 SK 김광현, KIA 양현종, 두산 히메네스, LG 봉중근, 롯데 송승준, 삼성 장원삼.
그렇다면 넥센은 어떨까.
이 물음에 김시진 넥센 감독은 잠깐이었으나 잠시 간격을 둔 후 대답했다. "에이스? 바로 나다. 내 E-메일에도 '에이스(ace)'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면서 농담을 했다. 사실상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를 알고 있는 취재진들은 미소를 짓긴 했으나 드러내놓고 박장대소 할 수 없었다.
실제로 넥센에는 에이스라 꼽을 수 있는 투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번사이드 10승 그러나
넥센에도 두자리 승수를 올린 투수가 있다. 바로 번사이드다. 10승을 올렸다. 올 시즌 첫 한국리그를 경험한 것 치고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10패를 기록해 승률이 5할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도 5.37로 좋지 않다.
그렇다고 다른 투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시즌 초반 한동안 에이스로 볼린 금민철은 6승 11패 평균자책점 4.69를 기록한 후 전반기 막판 2군으로 내려갔다. 후반기에 곧장 올라 올 것으로 보였으나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무너진 밸런스를 되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후 강윤구, 김성현, 김상수, 배힘찬, 고원준 등 젊은 유망주들이 가능성을 보이긴 했으나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아 보인다. 그나마 고원준과 김성현의 성장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여전히 안정된 모습은 아니다. 최근에는 김성태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10일 목동구장에 오랜만에 나타난 강윤구는 오는 29일 토미존 서저리로 불리는 팔꿈치 인대 접합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다.
▲내년에는 에이스가 나타날까
내년 시즌은 어떨까. 이 질문에도 김 감독의 대답은 같았다. "내가 에이스인데 왜 자꾸 에이스를 찾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앞서 말한 내용과 조금 다르게 해석됐다. 에이스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올해처럼 갑자기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전 정민태 투수 코치가 "무조건 10승 이상"이라고 장담했던 김영민이 십자 인대 파열로 시즌을 접었나 하면 장원삼과 이현승은 각각 삼성과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일단 후보군은 누가 봐도 풍부하다.
두산에서 이적 후 무서운 상승곡선을 그린 금민철을 비롯해 고원준, 김성현, 문성현, 배힘찬, 김상수 등 젊은 유망주들과 함께 베테랑 김수경, 이동학 등이 있다. 새롭게 가세할 대졸 신인 윤지웅도 있다.
이들이 오프시즌 동안 착실하게 훈련하고 올 시즌 쌓은 경험을 마음 속 깊이 염두에 둘 경우 넥센에도 머지 않아 에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사진>고원준-김성현-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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