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코치님께서 힘을 이용하라고 하셨다".
'이글스의 안방마님' 한화 신경현(35)이 데뷔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신경현은 지난 10일 대전 SK전에서 3회 SK 세 번째 투수 박희수로부터 바깥쪽 높은 12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 백스크린을 맞히는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시즌 10호 홈런. 지난 1998년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작렬시키는 순간이었다.
신경현은 지난 11년간 통산 홈런 갯수가 20개밖에 되지 않았다. 2004년 기록한 5개가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그랬던 그가 올 시즌에만 10개의 홈런을 날렸다. 홈런이 많다 보니 타점도 늘어났다. 38타점으로 2008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41) 경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서른 중반에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신경현은 "크게 바뀐 건 없다. 팀이 원하는 것에 맞추고 있다"면서 "장종훈 타격코치님께서 장타를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부터 팀 사정상 하위 타순에서 장타를 칠 선수가 필요하다고 장 코치님께서 말씀하셨다. 갖다 맞히지만 말고 체격과 힘을 좀 이용하라고 하셨다"는 것이 신경현의 설명이다.
신경현은 "그 전에는 우측으로 밀어치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스윙을 크게 돌리고 있다. 타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중장거리로 멀리 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최진행과 김태완 외에는 이렇다 할 장거리 타자가 없는 한화로서는 신경현이 뒤늦게나마 장타에 눈을 뜬 것이 반가울 따름. 특유의 '밀려치기'는 자주 볼 수 없게 됐지만 말이다.
한대화 감독도 "신경현이 많이 좋아졌다. 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2경기에서 훌리오 데폴라와 프랜시슬리 부에노, 두 외국인 투수들로부터 공격적인 피칭을 유도하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도루저지율도 3할3푼6리로 리그 전체 3위에 올라있으며 심지어 데뷔 후 가장 많은 6개의 도루까지 해내고 있다.
주장으로서의 사명감도 투철하다. 신경현은 "비록 팀 성적이 최하위지만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후배들이 경기에 지고 연패에 빠지면 풀이 죽어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지면 내일이 있고 또 내일 지면 모레가 있기 때문에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하루하루 즐기면서 플레이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