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하반기 스릴러와 액션물이 스크린을 점령한 가운데,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들의 활약과 함께 결국은 선이 악을 이긴다는 ‘권선징악’적 결말이다.
한 달 넘게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린 ‘아저씨’를 비롯, 최민식과 이병헌의 대결이 돋보이는 ‘악마를 보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까지. 이들 영화들은 하나같이 선 굵은 남자들의 영화인 동시에 선과 악의 대결구도가 뚜렷하다.
‘아저씨’에서 원빈(태식 역)은 불의의 사고로 약혼녀를 잃고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꾸려가며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옆집꼬마 소미가 납치되자 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소미를 납치한 이들은 마약밀매에 인심매매, 장기밀매까지 서슴지 않는 이들로 원빈은 오로지 소미를 찾기 위해 범죄조직과 경찰 양쪽의 추격을 받으며 일당 백으로 싸우게 된다.

그리고 결국 악의 무리를 소탕하고, ‘착한놈’ 원빈의 승리로 끝이 난다. 어찌보면 끝이 보이는 뻔한(?) 이야기인 ‘아저씨’는 원빈의 우수에 찬 눈빛과 화려한 액션으로 더욱 관객의 눈을 끈다.
‘악마를 보았다’의 경우 선과 악의 대결이 조금 더 치밀하다. 극중 국정원 요원인 이병헌(수현 역)은 약혼녀가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분노로 가장 고통스러운 복수를 감행한다.
연쇄살인마 최민식(장경철 역)이 범인임을 알게 된 이병헌은 죽을 만큼 고통만 가하고 놓아주기를 반복하며 처절한 응징을 한다. 그러나 악마보다 더 악랄한 살인마인 최민식 역시 반격을 가하고, 둘의 싸움은 더욱 극적으로 치닫는다.
개봉과 동시에 잔인함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이병헌과 최민식의 대결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 특히 선인 이병헌과 악인 최민식의 대결에서 결국 이병헌의 승리로 끝이 나지만, 내면에 감춰진 악의 태동은 또 다른 결말로 남게 된다.
9일 개봉한 ‘해결사’ 역시 설경구의 원맨쇼와 함께 결국은 권선징악적 결말로 영화를 끝맺음한다. 한 때 잘나가던 형사에서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는 설경구(강태식 역)는 평범한 의뢰라고 생각하고 급습한 불륜현장에서 한 여자의 시신을 발견한다.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린 그때 살인누명을 벗으려면 누군가를 납치하라는 전화를 받게 된다.
완벽한 함정에 빠진 설경구는 경찰의 추격을 피하고, 실체를 알 수 없는 배후에 맞서 반격을 시작한다. 설경구의 반격 역시 결국은 선이 악을 이기는 ‘권선징악’이긴 마찬가지.
이처럼 최근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는 영화들이 남성 중심의 스릴러와 액션물인 동시에 결국 ‘선’이 이기는 결말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이는 한국적 정서에 맞는 결말일 수도 있겠으나 예측 가능한 이야기로 한계성을 갖기도 한다.
때론 영화 ‘인셉션’ 같은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결말을 기다리는 관객도 있을텐데 말이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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