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전고투' 넥센과 '좌완 영건' 잇단 이탈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11 10: 49

첫 풀타임 시즌 선발로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연이어 젊은 좌완들이 이탈했다. 창단 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을 맛본 넥센 히어로즈가 강윤구(20), 금민철(24)의 연이은 공백 속에 또 한 번 힘든 시즌 종료를 앞두고 있다.
 
넥센은 지난 10일 "2년차 좌완 강윤구가 오는 29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투구폼 교정을 통해 묵직한 구위를 선보이며 신인왕 후보로도 두각을 나타냈던 강윤구는 올 시즌 5경기서 1승 1패 평균 자책점 7.20(11일 현재)을 기록한 뒤 2군으로 내려갔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2군행 조치를 받은 강윤구는 결국 2군에서 단 한 개의 공도 던지지 못한 채 시즌 아웃되었다.

 
특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은 최소 1년 이상의 재활 기간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강윤구는 오는 2012년에야 1군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 전망. 상대 타자들로부터 "향후 한국 야구를 뒤흔들 만한 좌완 유망주"라는 평을 받았던 강윤구의 시즌 아웃이라 더욱 뼈아픈 것이 사실이다.
 
이에 앞서 넥센은 1선발 노릇을 하던 이적생 좌완 금민철을 지난 7월 2군으로 내려보낸 바 있다. 지난해 말 이현승(두산)의 반대급부로 현금 10억원과 함께 넥센으로 적을 옮긴 금민철은 4월까지 2점 대 평균 자책점에 최소 경기 당 6이닝 이상은 소화해주는 모습을 보이며 1선발로 활약했으나 5월 이후 투구 밸런스가 안 맞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2군으로 떨어졌고 아시안게임 대표 합류마저 좌절되었다. 6승 11패 평균 자책점 4.69가 금민철의 올 시즌 성적.
 
"2군에서 투구 내용이 좋았다는 평이 있었을 때 1군으로 올릴 것"이라는 김시진 감독의 이야기가 있었으나 금민철은 아직 2군에 머무르고 있다. 2군 남부리그에서 금민철은 5경기 1승 2패 평균 자책점 4.57을 기록 중으로 아직 안정적인 투구 밸런스에서 공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 선수 본인 또한 "경기 초반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몸의 밸런스가 안정적으로 맞춰져 제구력을 앞세운 투구가 되었어야 하는 데 아쉽다"라며 페이스가 흐트러지던 때를 떠올렸으나 아직 복귀시점이 언제가 될런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강윤구와 금민철의 공통점은 바로 첫 풀타임 시즌 선발이라는 점. 타 팀의 한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넥센이 금민철과 강윤구를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시킨 데 대해 우려를 보이며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는 투수는 십중팔구 몸에 이상을 느끼게 마련이다. 로테이션을 지키며 공백 휴식기도 맞게되지만 그만큼 띄엄띄엄 경기에 나선다. 1경기 당 책임져야 할 이닝 수가 많고 리듬에 맞춘 생활을 해야하는 만큼 그에 맞춰 요령껏 시즌을 보내야 하는 데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몸에 이상이 올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 넥센의 상황이 그들에게 확실히 부담을 줄여주기 어려웠다는 점도 감안해야 했다. 4선발로 기대를 모은 김영민이 무릎 인대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 아웃되었고 장원삼(삼성), 이현승, 마일영(한화) 좌완 3인방이 연이어 이적햇다. 믿을 구석이던 베테랑 황두성과 김수경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채 그저 2군에 머물렀다. 새내기 선발들에게 한 시즌 명운을 맡길 수 밖에 없던 상황이 팀 입장에서는 더욱 아쉬울 따름.
 
그 와중에서도 넥센은 고원준, 김성태, 문성현 등 가능성 있는 투수들을 발견했고 우완 송신영-잠수함 박준수-마무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승리 계투가 자리잡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러나 창단 이래 매 시즌 선수 이적으로 인한 파장을 일으켰던 넥센임을 감안하면 이들이 내년, 내후년까지 온전히 팀에 남아있을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절박한 팀 사정 속 '생업전선'에 나섰던 왼손 '소년 가장'들은 결국 한계를 비추며 연이어 사라졌다. 시즌 중반 4강 경쟁에서 탈락하며 또다시 가을 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한 넥센의 2010시즌은 그래서 더욱 눈물겹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강윤구-금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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