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여유가 넘쳤지만 그의 속 마음에 담겨있는 '승리'라는 두 글자가 너무나 또렷하게 내비쳤다. 어찌 보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 그의 절박한 마음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너무나 잘 읽을 수 있었다.
현존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제동(20, 화승)이 11일 저녁 상하이 동방명주 특설무대에서 벌어질 스타리그 개인 결승을 앞두고 지난 10일 맞수 이영호에게 시원한 설욕을 다짐했다.
이제동은 스타리그에 첫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한 ‘로열로더’ 출신이자 3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골든마우스의 3번째 주인공이었다. 같은 3회 우승자인 이윤열, 박성준이 한 동안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동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스타리그 사상 첫 4회 우승자가 탄생한다.

전무후무의 기록인 4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이제동에게 4회 우승 보다 더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명예 회복. 맞수 이영호에게 당한 두 차례 연속 결승전 패배는 그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만난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도 패한다면 이제는 쫓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를 긴장케 했고, 그의 투지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동안 결승전에서 연속으로 패배를 하면서 너무 느낀 것도 많고 지금 더 이상은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다. 그런 각오로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너무 극단적으로 볼 수 도 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번 결승전마저 무너진다면 라이벌인 이영호와 격차가 벌어진다. 기세가 너무 좋은 이영호를 막을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동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톱 클래스 선수의 대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 나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이제동은 선천적인 재능에 불굴의 노력이 더해진 케이스. 하루도 빠짐없이 2군 연습생의 스케줄을 쫓아가는 그의 체력을 보고 그를 발굴했던 조정웅 전 화승 감독도 감탄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 결승전을 위해서 이제동은 쉼없는 연습 외에도 체력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있다는 결승전에서 자칫 건강 상태로 인한 패배는 천추의 한을 남기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컨디션 관리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연습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대목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제는 이 곳의 날씨와 분위기를 적응하면서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제동은 "나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동안 솔직히 팬 분들께 실망만 안겨드렸기 때문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이번 결승전 만큼은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싶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팀 내외에 많은 일들을 생겼지만 지금은 마음에 다른 곳에 쓸 겨를이 없다. 오로지 스타리그 결승전에만 집중하고 있다. 집중력을 200% 발휘해 꼭 우승을 거머쥐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09-10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번 결승전을 두고 이제동은 기필코 우승이라는 두 글자를 위해 뛰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이번 결승전이 올해 2010년 마지막 결승전이기 때문에 그래서 정말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다. 개인리그에서 준우승을 반복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번에는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멋지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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