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서 지웠다".
김성근 SK 감독이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34)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11일 대전 SK전을 마친 후 "글로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글로버를 머릿속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2군으로 강등된 글로버는 한달여째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SK에 합류한 글로버는 20경기에서 9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이라는 놀라운 피칭으로 SK의 19연승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어깨, 팔꿈치 등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22경기에서 6승8패 평균자책점 5.66.

2군에 내려간 뒤에도 글로버는 재활에만 전념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2군에서 재활만 하고 있을 뿐, 아직 공을 던지지도 않았다. 공을 던지게 되더라도 상태를 봐야하지 않겠나"라며 글로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을 제외하면 마땅한 선발이 없는 SK로서는 글로버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글로버도 복귀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 "여기서 못 던지고 이대로 끝내면 더 이상은 아시아 무대에서 뛸 수 없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그치면서 어떻게든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아직 포스트시즌 3선발을 정하지 못했다. 최근 선발 기용 중인 전병두에 대해서도 "계속 선발로 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글로버가 돌아올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페넌트레이스 우승까지 매직넘버 '8'을 남겨둔 SK. 한국시리즈에 대한 생각을 해볼 법도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지금은 페넌트레이스를 확실히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포스트시즌은 머릿속에 없다. 페넌트레이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글로버가 우승의 키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과연 김성근 감독 머릿속에서 지워진 '행운의 네잎' 글로버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