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향한 롯데팬들의 구애 작전이 뜨겁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부터 거인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뒤 만년 하위권에 맴돌던 팀을 싹 바꿔 놓았다.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은 'No Fear'를 외치는 로이스터 감독의 격려 속에 자신감을 얻었고 2년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카림 가르시아(외야수), 라이언 사도스키(투수) 등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를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것도 로이스터 감독의 인맥 덕분이라는게 중론이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의 뛰어난 지도 능력을 인정하며 1년간 6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롯데 고위층은 로이스터 감독의 1년 계약에 대해 "2+1 계약 옵션을 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스터 감독의 1년간 한시적인 연장 계약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차기 사령탑 후보에 대한 소문이 나돌자 선수단은 고민에 휩싸였다.

모 선수는 "로이스터 감독님이 우리 팀을 떠난다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게 로이스터 감독님을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털어 놓았다. 한 베테랑 선수는 롯데의 훈련량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선수들은 단체 훈련이 끝난 뒤 각자 개인 훈련에 열중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늦은 시간까지 자율 훈련에 나섰다"며 "훈련량 부족이라는 표현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을 모함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팬들 역시 로이스터 감독의 연임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자발적인 모금 운동을 통해 로이스터 감독의 연임을 지지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했다. 또한 11일 두산과의 원정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 좌측 외야 관중석에 '로이스터 감독님의 연임을 지지합니다. We want Jerry'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과거 감독 퇴진을 요구했던 현수막과는 대조를 이룬다. 특히 외국인 감독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구단은 "지금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그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감독 선임은 시즌이 끝난 뒤 결정할 부분"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롯데는 2년 연속 가을 무대에 진출했지만 맥없이 무너졌다. '단기전에 약하다'는 약점 극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을야구 성적표에 따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게 구단의 입장이다.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포스트시즌 성적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what@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