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득점-최소 실점' 서울, 잘 나가는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09.12 08: 11

FC 서울의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달 포스코컵을 접수한 서울은 이제 정규리그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 11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쏘나타 K-리그 2010 21라운드를 4-0으로 완파하며 홈경기 13연승을 기록했다. 서울은 1위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충만해졌다.
서울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다득점 1위(42득점), 최소실점 1위(18실점)로 안정화된 밸런스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즉 어떤 팀도 서울과 비교해 공격력이 강하다거나 수비진이 탄탄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

단순하게 서울의 경기 결과만을 본다면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리그 내 다른 팀에 비해 많기 때문에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일단 전북과 수원을 살펴보면 서울에 비해 경기력이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상회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전북과 수원 모두 서울보다 낮은 순위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제주는 서울보다 높은 1위다. 단순히 선수들의 기량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상황이다.
서울이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 승리에 대한 열망
선수단의 기량이 월등하다고 해도 선수들에게 의지가 없다면 승리는 쉽게 얻을 수 없다. 월드컵이나 기타 대회에서 강팀이 약팀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그러한 상황이다. 이영진 대구 감독은 서울과의 경기 전 "관건은 이기려는 열정을 얼마나 보여주느냐다"고 말했다.
서울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다. 김진규와 최효진은 9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에서 "승리는 당연한 것이다. 모든 면에서 앞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은사나 마찬가지인 이 감독에게 무례한 발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그들이 승리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선수단의 단합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은 항상 인터뷰에서 특정 선수에 칭찬을 하지 않는다. 한 선수만 잘해서는 팀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빙가다 감독의 이러한 생각은 선수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데얀은 "득점왕보다는 우승하고 싶다. 내가 득점왕이 되면 나 혼자 만족하는 것이지만, 팀이 우승하면 우승컵은 물론 MVP와 베스트 11 등 여러 선수가 기뻐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긴다"며 팀이 최우선임을 밝혔다.
데얀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도 옮기고 있다. 데얀은 12일 현재 10골로 득점 랭킹 3위에 올라있으면서 도움 순위에서도 5위(6개)에 올라와 있다. 도움보다 득점에 치중했다면 득점왕이 한결 쉬웠겠지만 데얀은 그러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 열광적인 팬들의 성원
서울은 대구전의 승리로 홈 1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말이 쉽지 연승 자체는 어려운 일이다. 무승부도 안되기 때문이다.
빙가다 감독은 자신들이 연승할 수 있었던 이유로 "팬들이 응원해줬기 때문이다. 응원으로 인해 선수들이 힘을 받아 골 축제를 만들었다"며 승리에 대한 영광을 팬들에게 돌렸다. 선수는 칭찬하지 않는 빙가다 감독이 항상 고맙다고 하는 유일한 대상이다.
김진규와 최효진도 "홈에서는 절대 질 수 없다"며 각오를 다졌었다. "홈 경기에서는 이상하게 상대방이 힘을 잃는 것 같다"며 팬들의 응원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규와 최효진의 말처럼 서울팬들의 힘은 대단하다. 대구전에는 비가 내렸음에도 2만 1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고, 대구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온갖 야유를 해 그들을 기죽게 했다.
특히 최태욱이 상대 실수를 틈 타 득점에 성공한 이후 대구 선수들은 서울팬들의 응원에 더욱 흔들렸다. 결국 서울의 4-0 승리는 서울팬들의 응원도 한 몫을 한 것이다.
이처럼 서울의 상승세는 어느 한 개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다 함께 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남은 리그 8경기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상승세, 그리고 홈 연승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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