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수들의 성장에 내년을 기대한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09.12 08: 36

이영진 대구 FC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올해에는 꼴찌가 되는 것 자체를 걱정하지 않겠다". 과연 이 말이 담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까?
대구는 지난 11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21라운드에서 FC 서울에 0-4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력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 완패한 경기였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전력으로는 밀리지만 승부는 이기려는 열정을 얼마나 보여주는지에 달렸다"고. 이 감독의 말에 따르면 대구는 이날 경기서 승리하려는 의지를 아예 잃어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일까. 경기 후 이 감독은 "첫 실점이 경기를 그르쳐 버렸다. 그것으로 인해 우리 스스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말한 첫 실점이란 대구 수비수들의 패스 실수로 상대 공격수 최태욱이 공을 가로채 골을 넣은 것.
전반 내내 서울의 거센 공격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던 대구가 무너지게 된 계기였다. 상대 공격에 잘 견뎌내며 시간이 흘러 상대가 조급해지면 그 때 역습으로 기회를 잡겠다던 이 감독의 작전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이런 실수를 겪으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거다. 이 경기로 많이 배웠을 것 같다"며 오히려 선수들을 위로했다. 이어 "다만 다음 경기에 실수에 대한 두려움 없이 모두 잘해야 할  텐데…"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이런 말을 했다. "팀의 성장이 눈에 보인다. 작년과 달리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다" 이 감독의 한 마디로 줄이자면 '승리를 노린다'였다. 패배에 익숙해지면서 하게 되는 '어차피 질 텐데…'라는 생각을 버리게 된 것.
이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번 시즌 대구는 작년과 달리 경기의 주도권을 갖는 경기도 많았다. 특히 네 번의 무승부 중 세 번은 이기다가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허용한 경우고, 12번의 패배는 1점 차 승부였다. 이것을 보면 작년과 확연하게 팀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기를 결정 지을 선수가 부족하다. 조금만 더 해결할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내년에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좋은 용병을 구할 생각이다"고 말하며 결정력 부재가 이번 시즌 최고의 약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용병도 중요하지만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의 성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팀 내에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부여해 능력을 키울 시간을 주겠다"고 전했다.
이는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다. 특히 대구와 같은 시민 구단에게는 팀 성적은 물론 경제적인 면 모두 노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실천해야 하는 사항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감독의 이번 시즌 목표는 탈꼴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어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분명 이번 시즌에 대구가 중위권으로 도약할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 희망이 사라짐에 따라 점점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은 커지고 있음은 틀림없다.
과연 이 감독이 말하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내년 대구를 어떤 모습으로 바꿀지 주목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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