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이미지 벗으려면 '무조건 벗어라'?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9.12 11: 02

아역 출신 배우에게는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논란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앳된 이미지’다.
이 같은 이미지는 배우 스스로에게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이점인 부분도 많지만 해결하기 힘든 숙제가 있어 이들이 연기 인생을 괴롭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랜 세월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려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친근함을 무기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연기 경험을 쌓아가면서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정된 이미지라는 틀 안에 갇혀 성인 연기자로의 변신이 힘들어지는 단점도 있다. 어린 시절에 데뷔해 꾸준히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다 보니 아역 출신 배우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시청자에게는 언제나 귀여운 꼬마신사, 꼬마숙녀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배우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실제로 ‘꼬마신랑’이라는 별명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김정훈은 성인 연기자로 변신을 꾀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똑순이’ 김민희, ‘진짜 진짜 미안해’ 등에 출연했던 임예진, ‘순돌이’ 이건주 등도 연기 변신에 나섰지만 아역 때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아역 출신 배우들이 대중의 시선조차 받지 못한 채 사라졌다.
이런 이유로 몇몇 배우들은 파격 노출이라는 카드를 선택,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려 시도했다. ‘토지’에서 어린 서희 역으로 눈길을 끈 이재은은 영화 '노랑머리', '세기말' 등에서 파격적인 노출신 등을 연출해 성인 연기자 이미지를 얻었다.
‘은실이’의 은실이 언니 역을 맡았던 강혜정의 경우는 ‘올드보이’ 등을 통해 상반신 노출과 정사신 등을 소화해 내 아역 이미지를 털어냈다. 노출 연기가 이 같은 이미지를 한 번에 벗어내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노출 카드와 파격 변신을 과감히 포기하고 성인 캐릭터로 천천히 도약하겠다는 이들도 보여 관심을 모은다. '가을동화'에서 어린 은서로 나왔던 문근영이 전형적인 사례다. 문근영은 이후 영화 '장화홍련', '어린신부', '댄서의 순정',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령대를 조금씩 높여가며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철두철미한 성격의 연애 코치 민영을 연기한 박신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번에 변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이번 영화에서도 너무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보는 분들이 부담스럽게 않게 조금씩 변화하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박신혜는 풋풋하지만 적당히 다부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 치중했다.
시청자를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똑똑한 아역 출신 배우들.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로 팬들을 울리고 웃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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