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병기' 이영호의 시대, 활짝 열렸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9.12 14: 07

이제동과 이영호, 2009년까지 아니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항상 중요한 경기의 승자는 이제동(20, 화승)이었다. 어쩌면 '최종병기' 이영호(18, KT)에게 이제동은 넘을 수 없는 산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더는 아니다. 이제 이영호는 이제동과 어깨를 나란하게 견줄 만한 단계를 넘어 그 이상의 존재가 돼 버렸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 결승전서 3-1로 이제동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는 역대 네 번째로 골든마우스의 주인공이 됐다. 이윤열 박성준 이제동에 이어 4번째로 골든마우스의 위업을 달성한 이영호는 스타리그 첫 4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도 아울러 갖추게 됐다.
2009년 e스포츠 판도에서 핵심이 되는 인물은 '택뱅리쌍'이었지만 2010년을 전후로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이들은 이제동과 이영호 둘 뿐이었다. 2010년들어 6차례 열린 결승전에서 이영호는 모두 결승전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고, 이제동 역시 4차례 결승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리쌍'의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 2월 네이트MSL에 당시 이제동이 이영호를 3-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만 해도 이제동은 이영호에게 분명 한 수 위였다. 우승이라는 결과물도 그렇지만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 자체에서 이영호에게 앞선다는 느낌을 분명 줬다.
하지만 하나대투MSL 이후 둘의 무게감은 그 궤를 달리하게 됐다. 세트를 내주더라도 경기를 리드하던 이제동 대신 경기를 주도하려고 있는 이영호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나대투 MSL 3-0 완승, 빅파일 MSL 3-2 쾌승, 전체적으로 판을 짜내는 능력에서 이제동과 최소한 동등 내지는 앞선다는 느낌을 결과에서 확인시켜줬다.
2009-2010시즌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스타리그 결승전서도 왕좌에 오르는 이영호는 당대 최강 최고의 프로게이머임을 입증하며 이제 이영호의 시대를 열은 느낌을 강하게 줄 정도.
2010년 열린 모든 개인리그에서 결승에 오르고 무려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의 2010년 공식리그 상금 수령액은 무려 2억 2000만 원.
온게임넷 김태형 해설위원은 "정말 이제는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영리한 플레이는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테란이라는 종족의 특징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 다른 종족 선수들이 더욱 분발하지 않는다면 이영호의 독주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제 명실상부한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이영호의 2010-2011시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충분히 본좌에 자리에 오를 자격을 갖춘 그가 역대 본좌들처럼 내리막길을 걷게 될지 아니면 더욱 더 전성기를 구가하게 될지 기대된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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