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택근브이'이택근(30)은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로봇인 '태권브이'가 별명이다.
로봇은 절대 아프지 않는다. 이택근도 지난 2003년 프로에 데뷔 이후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겨울 처음으로 아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택근은 지난해 말 넥센에서 LG로 이적 후 첫 시즌인 만큼 의욕도 남달랐다. 재활을 무리하게 하면서 무릎 뿐 아니라 상체 전체적으로 밸런스도 무너지고 근육이 약해져 허리에도 무리가 왔다. 이로 인해 이택근은 재활군에도 다녀왔다.

1군에 다시 복귀는 했지만 마음처럼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 거센 스윙을 휘두르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자 서서히 몸 상태도 돌아왔다. 스윙 매커니즘도 살아났다.
이택근은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이날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택근은 5회초 팀 3연패를 끊는 솔로 쐐기포를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삼성에게 2-1로 추격을 허용한 5회 이택근은 삼성 구원투수 정인욱을 상대로 볼카운트 0-2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온 3구째 가운데 낮은 직구(142km)를 힘껏 걷어 올려 시즌 12호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이택근은 "수술을 처음 받아서 재활이라던가 몸 관리에 서툴렀다. 이제야 내 몸 같다"며 "시즌 막판에 컨디션이 예전 수술 전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스윙도 잘 맞을 때 스윙으로 회복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택근이 말한 잘 맞을 때 스윙은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말한다. 시즌 중반까지도 이택근은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타구에 오른쪽 무릎에 힘을 주지 못해 당기는 스윙이 아닌 우측으로 밀어 치는 타구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맞아 나가는 타구 대부분은 좌중간으로 향한다. 이택근도 "몸이 아프지 않아 맘껏 스윙을 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지난 2005년 현대시절부터 지난해 넥센까지 5년 연속 3할을 돌파했다. 그러나 13일 현재 올 시즌 타율이 2할8푼3리에 머물고 있다. 조금만 더 치면 6년 연속 3할이라는 기록을 이어갈 수도 있다. 이택근은 "3할보다 현재 내 몸 상태와 스윙 폼 찾는데 만족한다"며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음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볼 때 '택근브이'라는 별명의 명성에는 부족하다. 자신의 경력만 놓고 봐도 자존심이 상할 서적이다. 하지만 이제 재활도 성공적으로 마쳤고, 새 팀에서 적응도 끝낸 만큼 내년시즌 'LG맨'으로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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