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도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93.6%를 소화하며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쯤되면 전경기에 출장하는 철인들도 윤곽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 수가 유난히 적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SK 정근우가 연습 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더니 결국 결장했다. 이로써 올해 프로야구에서 전경기 출장 중인 선수는 조인성(LG) 강정호(넥센) 안치홍(KIA) 3명뿐이다. 1988년 이순철 장종훈 김광수 3명 이후 역대 전경기 출장선수로는 최소 타이 기록이다.
▲ 전경기 3人 대단한 이유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역시 조인성이다. 올해 LG가 치른 122경기 모두 출장했다. 두 가지 관점에서 보면 더 대단하다. 우선 조인성은 포수다. 부상 위험이 많고 체력부담이 가장 심한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전경기에 출장했는데 역대를 통틀어도 전경기 출장 포수는 단 5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나이에 전경기 출장한 포수가 우리나이 36살 조인성이다. 전 포지션으로 그 범위를 넓혀도 2006년 양준혁(37세), 1987년 권두조(36세)에 이어 3번째 최고령 전경기 출장이 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경기 출장이 기대되는 강정호도 넥센의 124경기에 모두 뛰었다. 강정호 역시 포지션이 체력부담이 많은 유격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유격수로 2년 연속 전경기 출장한 선수는 권두조 이영구 김호 손시헌 등 4명뿐이다. 게다가 지난 2008년 6월6일 대전 한화전부터 329경기 연속 출장, 현역선수 가운데 최다 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KIA 2년차 내야수 안치홍도 빼놓을 수 없다. 2루수로 126경기 모두 출장하는 꾸준함을 보였다. 중요한 건 안치홍이 우리나이로 이제 스무살이 된 어린 선수라는 점이다. 안치홍보다 어린 나이에 전경기 출장한 선수는 없다. 대신 같은 나이에 전경기 출장했던 선수가 있다. 바로 1988년 장종훈, 1992년 홍현우가 그들이다. 안치홍도 어린 나이에 꾸준하게 출장하며 큰 선수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 단골이 빠졌다
전경기 출장리스트에 단골로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빠졌다. 두산 김현수와 LG 이대형이 바로 그들이다. 김현수와 이대형은 지난 2년 연속으로 전경기 출장하며 실력 못지않은 꾸준함으로 어필했다. 김현수는 중심타자, 이대형은 리도오프라는 점에서 부상없이 꾸준히 팀에 공헌하며 더 높은 평가받았다. 두 선수는 올해도 이렇다 할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진에 그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김현수는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결장했다. 지난 2007년 8월19일 대전 한화전부터 이어오던 396경기 연속 출전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타율 3할에 20홈런 이상을 기본성적으로 내면서도 부진하다는 냉혹한 평을 받는 김현수를 향해 김경문 감독은 강한 자극을 줬다. 자극 받은 김현수는 결장 후 치른 11경기에서 34타수 14안타, 타율 4할1푼2리 2홈런 9타점으로 예의 고성능을 되찾았다. 놀라운 기계적 반응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형도 아쉬운 케이스. 올해 이대형은 3경기 결장했는데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7월4일 잠실 롯데전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는데 경기가 8회 강우콜드로 끝나며 연속경기 출장이 353경기에서 마감됐다. 이후에는 심각한 타격부진까지 겹치며 2경기에 더 결장해야 했다. 사상 첫 4년 연속 5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울 정도로 발에는 슬럼프 기미조차도 없었지만 방망이가 문제였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명장 케이시 스텡걸은 "1루는 훔칠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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