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피 안튀면 영화 아니잖아요~"
OSEN 봉준영 기자
발행 2010.09.13 08: 12

말그대로 ‘피’ 튀기는 전쟁이다. 최근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들 중 한두명 죽어나가는 것 쯤은 일도 아니다.
‘이끼’에 이어 꽃미남 원빈 주연의 ‘아저씨’, 이보다 잔혹할 수 없다를 제대로 보여준 ‘악마를 보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설경구 주연의 ‘해결사’까지. 스크린이 피로 물들고 있다.
올해 유난히 스릴러가 강세다. 스릴러에 코믹을 섞든 액션을 섞든, 꽃미남이 나오든 그렇지 않든 한가지 공식이 있다. 얼만큼 많은 피를 보느냐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고 소식에 한 시골마을을 찾은 박해일은 그 곳에서 알 수 없는 분위기를 감지했다. 평범한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 곳의 비밀을 하나하나 파헤쳐가는 그때 석만(김상호)을 시작으로 성규(김준배), 덕천(유해진), 그리고 이장 천용덕(정재영)까지 모두 피를 보고야 만다.
‘아저씨’는 그야말로 피의 질(?)보다 양이다. 옆집 소녀 소미를 찾기 위해 마약과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조직과 일당 백 싸움을 하는 원빈은 그가 죽인 조직의 구성원만 거뜬히 백을 넘을 게다. 특히 마지막 결투 신에서 원빈은 신들린 듯 사람을 죽이고 온 사방에 피를 튀긴다. 결국 이 피에 힘입어 영화 속에서 마지막 결투신은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최민식과 이병헌의 피 튀기는 대결은 더욱 살 떨린다. 개봉 전후로 잔혹함이 여러번 논란이 됐던 ‘악마를 보았다’ 속에서 피는 그야말로 살 떨릴 지경이다. 이병헌의 약혼녀가 설원 위에서 최민식에 의해 빨간 피를 흘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2시간 넘는 런닝타임동안 얼마나 많은 피가 등장했는지... 관객은 영화가 끝난 후 온통 붉은 피 후유증이 걸릴 지경이다.
개봉 첫 주 60만을 돌파하며 흥행 질주 중인 ‘해결사’ 역시 어김없이 피 튀기는 대결을 벌인다. 전직 형사이자 흥신소를 운영하는 강태식 역을 맡은 설경구는 처음부터 피를 보고야 만다. 의뢰를 받고 찾은 모텔에서 여성의 시체를 보고 범인으로 몰리고 만 것. 그 후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 맞서 누명을 벗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이처럼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는 영화들 속에서 ‘피’는 어쩌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소품이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한 쪽으로 쏠리는 이 같은 현상에서 관객들이 얼만큼 그 피들을 지켜봐 줄지는 두고 볼 일이다. 
bong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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