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다승 타이' 박찬호, 홈피에 "불행, 집착, 기쁨"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9.13 11: 04

'123승'. 미국프로야구(MLB) 동양인 최다승 타이 기록을 달성한 '코리안특급' 박찬호(37,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123…'이란 제목의 글을 남겨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찬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0-1로 뒤진 8회말 박찬호는 선발 브라이언 버레스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내려가자 9회초 팀 타선이 폭발해 3-1로 역전승을 거두며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행운도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날 승리를 추가하며 올 시즌 3승째를 거둔 박찬호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보유하고 있던 동양인 최다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9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통산 123승 고지에 우뚝 섰다. 

경기를 마친 박찬호는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일기장에 썼던 글을 옮겨 놓으며 동양인 최다승 타이를 달성한 소감을 써내려 갔다.
박찬호는 "지금이 너무 아픈 건 이전에 고통이 없던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닫게 하기 위한 내 자신의 선택이었다. 현실이 불행하다고 생각지 말자 내 인생에는 불행은 없었다. 그저 내가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해서 원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기준은 분명 집착이다. 집착이 없다면  평화만이 있고 평화로운 삶은 행복이다. 어려움도 고통도 힘겨움도 다 내가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해 느껴지는 착각일 것이다. 기쁨 축복 또한 기준에 의해 만들어지는 착각일 것이다. 그저 계속 삶이 유지되는 것에 다행으로 생각하고 유지되는 삶 속에서 경험하면서 성숙되는 영혼을 볼 수 있다면 분명 제대로 사는 것이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얼마 전에 일기장에 썼던 글이 생각이 나서 나눕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늘 함께 해주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며 글을 마쳤다.
박찬호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목표로 메이저리그 최강팀이자 전년도 우승팀인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즌 초 햄스트링 부상과 성적 부진이 겹치며 지난 7월 웨이버로 풀려 피츠버그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비록 시즌 중 '불행'을 겪었지만 '집착'을 버리며 동양인 최다승 타이기록을 달성한 만큼 오늘만큼은 '기쁨'의 순간을 만끽해도 좋을 듯 싶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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