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감독들의 설전이 뜨겁다. 평소 점잖은 의견 표명으로 밋밋한 기자회견 분위기를 연출했던 감독들이 변화를 보이는 것.
1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대진 추첨'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기에 충분했다. 최근 박경훈(49) 제주 감독과 윤성효(48) 수원 감독의 '수비력 논쟁'에서 비롯된 입씨름 열기가 번진 셈이다.
다소 담담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쪽은 역시 박경훈 감독이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11일 수원전 3-0 승리를 언급하면서 "윤성효 감독이 이틀 전에 3-0으로 지고 나서 다시 한 번 붙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윤성효 감독이 반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윤 감독은 "홈에서 열리는 경기이니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주와 첫 경기는 준비가 미흡했다. 잘 준비해서 FA컵에서는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감독의 뜨거운 분위기는 평소 설전과 거리가 먼 황선홍(42) 부산 감독에게도 이어졌다. 황선홍 감독은 "FA컵 결승전서 상대하고 싶은 팀이 어디냐"는 질문에 "혹시 결승전에 오른다면 수원을 맞아 홈에서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내심을 드러냈다.
40대 감독들의 입심에 유일한 50대 사령탑인 박항서(51) 감독도 뒤지지 않았다. 박항서 감독은 "황선홍 감독이 나를 이겨야 수원을 만날 수 있다"고 부산의 결승행을 막겠다는 의지를 선보인 뒤 "내가 이기면 황선홍 감독에게 안기겠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stylelomo@osen.co.kr
<사진>윤성효-박경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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