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리스 다이어리
[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추석에는 어떻게 지나시나요.” “아 예, 뭐….”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우주의 법칙은 어쩌면 그렇게 똑 떨어지는지. 철저히 혼자임을 즐긴다는 싱글들에게도 처절히 무너지는 순간이 1년에 두 번 있으니, 바로 명절이다. 명절은 싱글생활에 ‘독’이다.
지난주 직장인 다섯 중 셋이 추석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됐다. 경제적인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가 그 반을 차지했지만 ‘결혼 등에 관해 부모님 또는 친인척들에게 듣는 잔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27%에 달했다. 아, 명절증후군은 음식준비와 손님접대로 지치는 주부 올케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년에 딱 두 번 뵙는 친척들이 무심코 던지는 ‘언제 결혼?’은 고문에 가깝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나. 집밖에서는 골드미스와 골드미스터를 부르짖고 다녀도 집안에서는 예외다. 그저 혼기 놓쳐 세상에 버려진, 가진 건 나이밖에 없는 덜 떨어진 자식일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지 아무개 아들이 장가간 지 2년만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더라는 식의 비교모드에 몰리는 고충은 아직까진 대개 남자 싱글들의 몫인 것 같다.
그래, 우아한 싱글생활이 어디 그리 쉽더냐. 궁극적인 자유를 위해 견뎌내야 할 것이 더 많은 싱글이다. 그 흔한 18K 골드반지 하나 확보하지 못해 쓸 수밖에 없는 ‘골드리스 다이어리’는 또 다시 닥친 명절 우울증을 어떻게 견뎌내느냐로 이렇게 시작한다.
euanoh@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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