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걸 한국장애인연맹 회장, "장애인에 동정 어린 시선 이제 그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9.13 16: 03

-피플-
나부터 장애 있다 보니 장애인 문제 잘 알아
16∼20일 장애인문화예술 국민대축제 마련

장애‧비장애인 어우러져 소통하는 공간되길
[이브닝신문/OSEN=장인섭 기자]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청열린광장 등 서울시 일원에서 “역동적인 장애인, 열정적인 문화예술, 재미있는 축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2010 장애인문화예술 국민대축제’가 열린다.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아직도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장애인들을 문화의 현장으로 이끌어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바탕 어우러지는 축제한마당이 펼쳐진다. 현역 한의사로서 장애인문제에 누구보다 큰 관심과 참여로 ‘2010 장애인문화예술 국민대축제’ 산파역을 담당하고 있는 채종걸 한국장애인연맹(DPI) 회장을 만났다.
 
-DPI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장애인연맹(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 Korea:DPI)은 세계DPI 회원국으로 1986년 발족돼 장애인관련 이념과 활동내용을 국내에 소개하고 전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의 장애인들은 분리되고 차별 받으며 교육현장과 노동현장에서도 소외된 삶을 살아왔다. 이런 현실 아래 DPI는 장애인당사자 중심의 장애인정책개발, 인권교육, 인식개선 등 장애인인권 옹호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장애인인권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스스로 장애(지체3급)를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장애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장애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활동을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장애인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 조차 박탈당한 채 차별을 당해야했다. 또 사회에 나와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동안 우리들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싸움을 해 왔으며, 그 결과 약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여전히 장애인의 완전하면서도 평등한 참여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기회균등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맹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힘든 일은?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이라는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같은 사회와 정부의 편향된 인식을 ‘장애인의 인권’이라는 명제로 바꿔나가는 일은 가장 힘들고 더딘 작업이다. 이제 장애인문제는 ‘시혜와 동정’의 측면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인 장애인의 인권’으로 의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민·관의 노력으로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음을 느낄 때 보람을 느낀다.
 
-‘2010 장애인문화예술 국민대축제’ 추진 동기 및 목적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장애인들에게는 먹고 사는 문제, 즉 생존에 관련된 문제가 가장 절실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존도 생존이지만 삶의 질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지금까지는 관객의 입장에서 그리고 방관자적 입장에서 문화생활을 해 왔다면 이번 축제를 통해서 장애인들도 문화와 예술의 주도적인 생산자로 참여하면서 문화창조권, 문화향유권, 문화접근권 향상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장애를 가진 문화예술인을 발굴,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소통과 화합의 축제 한마당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내용이 있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통해 어울리는 공감과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이러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상호존중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하나 될 수 있는 생산적이고 주도적인, 흥이 넘치는 축제에 의미를 두고 열심히 준비했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해 열린 ‘2009 세계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세계 각국에서 장애 예술가들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국내 장애인문화예술가를 중심으로 축제가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역동적인 장애인, 열정적인 문화예술, 재미있는 축제’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장애인문화예술의 창작활동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국내 아마추어 문화예술인, 지역 풀뿌리 문화예술 활동가들에게 좀 더 많은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 이 분야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이번 장애인문화예술 국민대축제를 통해 장애인도 문화예술의 주체로서, 다양한 발전가능성을 가진 참여의 주체임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또 장애에 대한 인식변화와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내고 장애문화예술인의 발굴 및 육성의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통해 우리사회 전반에서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접근성과 참여의 기회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ischang@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채종걸 회장은 UN의 ‘국제장애인권리협약’ 제정 및 국내 비준을 이끌어내는 등 평생을 우리나라 장애인 인권운동에 몸바쳐 왔다. 그는 장애인 문제에 대해 ‘시혜와 동정’의 시각에서 벗어나 ‘당연한 권리인 장애인 인권’으로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채종걸 회장은?
- 서울대광고등학교
- 대전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
- 현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연맹 회장
- 현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총연합회 상임대표
- 현 새날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사장
- 현 대전대학교 한의학대학 겸임교수
- 현 동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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