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함께 흐르는 영화음악이 관객들의 마음에 깊이 파고들수록 더욱 진한 잔상을 남기며 한 편의 영화를 더욱 오래 기억하게 한다. 또한 나중에 그 영화를 기억할 때 주연배우와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음악부터 먼저 떠올리고 자연스레 그 이후에 영상이 떠오르며 그 영화를 추억하기도 한다.
지난해 여름은 영화 ‘국가대표’의 OST의 열풍이었다. 극중에서 스키점프를 하는 오합지졸팀이 국가대표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와 러브홀릭스의 ‘Butterfly’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후회 속에 감춰진 너를 못 봐. 나는 알아. 내겐 보여.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그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버터플라이’의 가사는 아무도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현실에서 하나씩 이뤄가는, 본인도 믿을 수 없는 일들을 이루며 스키점프 대에서 시원하게 비상하는 장면과 어우러져 영화의 전체적인 메시지와 감동을 더욱 배가시켰다.
‘국가대표’는 그 해 여름 8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한 영화의 OST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당시 영화를 본 모든 이들이 ‘버터플라이’를 흥얼거리며 ‘미녀는 괴로워’의 OST ‘마리아’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올해 여름은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의 OST가 인기다. 영화의 엔딩 부분에 원빈의 우수에 찬 눈빛의 강렬한 마지막 컷과 함께 영화관 가득히 울려 퍼지는 OST가 영화의 여운을 더 오래 간직하게 하며 다시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한다.
“...나 잊을 수가 없었던 따뜻한 그 눈빛 속의 너. 잔인한 눈빛도 따뜻한 두 손위에 잠드네. 내 모든 나쁜 말도 너의 작은 입술로 날 지우려고 해 저기 나 홀로, 난 또 아주 멀리 나 돌이킬 수도 없을 만큼. oh, you can't tell me lie. oh no please don't tell me lie...."
이 영화 ‘아저씨’의 OST는 바로 혼성 3인조 그룹 매드 소울 차일드(Mad Soul Child)가 만들고 노래한 ‘Dear’였다. 이 곡은 모던 락, 트립합적인 요소를 감성적으로 풀어내어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주는 곡이다. 영화 개봉과 함께 디지털 음원이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아저씨’의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심현정 음악 감독님에게 제가 초반부터 말씀을 드렸던 것이 ‘도시의 외로운 늑대’의 분위기였다”며 “또 정말 좋은 영화 음악은 화면 밖으로 도드라지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음악만 드러나고 아니면 영상에 묻히는 경우가 있는데, 가급적이면 그 신에서 드라마에 음악이 섞여 들게 해달라고 했다. 소나기가 아니라 가랑비에 젖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부분이 조율이 잘 된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이 도드라지지 않으며 탄력적으로 드라마적으로 플러스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영화 ‘아저씨’는 감성영화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이번 주말 6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분명 이 영화 전반에 흐르는 감미로운 영화의 OST가 흥행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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