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불패 신화를 써왔던 엄태웅이 스크린 장악에 나선다.
엄태웅은 드라마 ‘쾌걸 춘향(2005)’의 변학도 역할을 맡아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코믹스러운 변학도의 모습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엄태웅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드라마 ‘부활’ ‘마왕’ 등의 드라마를 통해서 대박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엄포스’의 별명이 붙을 만큼 강한 존재감과 연기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지난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김유신으로 출연해 나라에 충성스러운 신하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이요원과의 가슴 아픈 절절한 러브라인을 선보이며 애절한 사모곡을 써 내려갔다. 이 드라마는 엄태웅뿐만 아니라 고현정 이요원 김남길 등의 호연에 힘입어 4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국민드라마로 등극했다.

이렇듯 드라마를 통해서 시청률뿐만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에 있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던 엄태웅은 스크린에서는 이렇다 할 큰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엄태웅은 영화 ‘핸드폰’과 ‘차우’ 두 편을 차례로 극장에 개봉해 관객들에게 선을 보였지만 냉랭한 반응만이 돌아왔다.
당시 ‘핸드폰’은 극의 완성도를 제쳐두고 ‘추격자’ 이후 쏟아진 스릴러에 신음하는 관객들에게 초반부터 외면을 받았으며, 여름 괴수 블록버스터로 포장한 ‘차우’는 알고 보니 나름의 재치는 있지만 B급 코미디로 드러나 관객들을 김빠지게 했다.
올해 추석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엄태웅은 반전을 이룰 모양이다. 엄태웅은 극중에서 “사랑을 이뤄드린다”는 모토로 연애조작단의 사장으로 출연해 사랑에 젬병인 남녀들이 스스로 하지 못하는 짝짓기를 온갖 장비와 작전을 동원해 이루도록 도와주며 수입을 올리는 역할을 연기했다.
엄태웅은 극중에서 제 옷에 맞춤 연기를 펼치며 자연스러운 연기로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을 탔다. 극중에서 자신이 의뢰를 받은 타깃녀가 자신이 떠나보낸 옛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갈등하는 상황, 그럼에도 일편단심인 의뢰인의 사정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다소 착한 구석이 있는 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여기에 아픈 사랑의 기억, 또 새로운 사랑에 직면한 옛 여자 친구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가슴 아픔과 아련함 등을 담아내며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리듬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극을 이끌었다.
또한 데뷔 이전부터 실제 오랜 시간 동안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만큼 극중에서 최다니엘과 함께 상황극을 벌이며 연극 무대 위에서 트레이닝 시키는 장면은 엄태웅의 과거 무대 위의 모습까지 가늠하게 하며 극의 재미를 더했다.
현재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올 추석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엄포스' 엄태웅이 이민정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스크린까지 장악할 기세라는 것이 중론이다.
cryst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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