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KIA, 4강 실패에서 얻는 교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0.09.15 09: 19

디펜딩챔프 KIA가 4강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11년만의 우승과 함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는 듯 했다. 대체로 야구인들은 개막을 앞두고 KIA를 4강권 전력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이나 구단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했다. 개막 2연패와 함께 힘겹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투수력을 앞세워 5할 승률을 웃돌았다. 한계단씩 순위를 올리더니 3위까지 치고 올랐고 6월 중반 5연승과 함께 본격적인 선두권 공략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6월17일 SK와의 문학경기에서 3-1로 앞서다 9회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뒤 추락했다. 이후 역대 구단 최다인 1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연패와 함께 KIA의 모든 희망은 사라졌다. 후반기 전열을 재정비해 4위 롯데에 2경기차까지 추격했지만 롯데의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디펜딩 챔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은 컸다. 그렇다면 KIA가 4강 탈락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4강 탈락의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불펜부진, 외국인 투수의 퇴보, 부상 악몽, 전력보강 실패 등에서 꼽을 수 있다.
마운드에서는 지난 시즌 불펜의 이끌었던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의 SKY 라인이 붕괴됐다. 불펜진은 올해 무려 22개의 블론세이브를 했다. 산술적으로 22패가 22승으로 바뀌었다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팀은 KIA였을 것이다. KIA는 선발야구를 표방했으나 불펜의 붕괴로 인해 무용지물이 됐다. 마운드의 전략적 운용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타선에서는 나지완 최희섭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NCK포가 침묵을 지켰다. 지난 시즌 92홈런, 300타점을 합작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57홈런, 188타점에 불과했다. 이용규 김선빈 안치홍이 눈에 띠는 활약을 했는데도 이들의 침묵은 공격력 침체로 연결됐다.
부상도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다. 주포 김상현이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해 부진을 예고했고 수술, 복귀후 발목부상 등이 겹쳤다. 김상현의 부재는 최희섭이 과부하와 집중견제를 당했다. 아울러 윤석민도 오른 손등 골절상을 입으면서 치명적인 16연패의 구실로 작용했다.
작년 29승을 합작했던 외국인 투수들도 부진했다. 14승을 올린 구톰슨을 교체했으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가 부상으로 개막을 앞두고 퇴출했고 대체 선수 맷 라이트도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로만 콜론이 8승을 따냈지만 로페즈가 작년보다 못한 구위저하로 흔들렸다. 결국 외국인 투수는 12승에 그쳤다.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최근 3년 동안 외부 보강이 없었다. 지난 시즌 김상현의 트레이드가 성공작이었지만 올해는 FA와 다른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적인 에로 올들어 SK와 KIA를 제외하고 6개 구단은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KIA는 작년 우승의 힘이 그대로 존재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야구의 힘은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다. SK가 박경완 김광현의 복귀로 최강의 힘을 되찾았고 삼성도 세대교체 성공과 지키는 야구를 회복하면서 강자로 돌아왔다. 두산 역시 힘을 보유했고 롯데는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KIA는 상대적으로 뒷걸음을 한 셈이다. 그래서 우승 수성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류를 향한 끊임없는 변신과 뼈를 깎는 노력, 시류를 읽는 눈과 알찬 준비 등이 필요하다. 이것이 디펜딩 챔프에서 4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KIA가 눈여겨볼 교훈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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