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VS 김주찬, 최후의 '대도싸움' 불 붙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9.15 08: 15

누구의 발이 더 빠를까. 누가 더 많이 훔칠까. LG 트윈스 '슈퍼소닉' 이대형(27)과 롯데 자이언츠 김주찬(29)이 올 시즌 도루왕 타이틀을 놓고 최후의 '대도싸움'을 시작했다.
먼저 4년 연속 50도루 대기록을 달성했지만 후반기 내내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휘청거린 이대형(27, LG 트윈스)의 엔진이 재가동됐다.
이대형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1회와 5회 연속해서 시즌 52,53호 도루(2위)를 성공시키며 1위 김주찬을 4개차로 바짝 추격했다.

반면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주찬은 같은 날 사직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1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일단 15일 현재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김주찬이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김주찬은 6경기, 이대형은 10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따지고 보면 이대형의 대반전도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대형은 14일 경기 후 "일단 내가 인터뷰를 할 입장이 아니다. 도루 타이틀 때문에 개인 욕심만 부리는 사람으로 보이기 싫다"며 "타이틀에 욕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 보다 주변에서 도루왕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타이틀 욕심 때문에 도루를 할 상황이 아닌데도 뛴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닌 상황에서는 절대 안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하되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도루왕 도전에 가장 큰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타격감이다. 이대형은 시즌 중반 3할3푼에 최다안타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5일 현재 2할5푼4리의 타율과 116안타 3할2푼8리의 출루율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이대형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 컨디션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대형은 김주찬보다 4경기나 더 남아 있는 만큼 역전 1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김주찬은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대형과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2위권이었다. 그러나 이대형이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진 7월부터 현재까지 3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소속 팀 롯데 성적도 상승세를 타며 전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만큼 이제는 부담 없이 도루를 감행할 수 있다. 
김주찬은 시즌 타율도 2할7푼1리로 이대형에 비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침없이 2루,3루를 연속해서 훔치며 도루왕에 큰 욕심을 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꾸준히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만큼 이대형보다 도루할 기회가 많았다. 남은 경기에서도 김주찬은 1번타자로 선발 출장이 예상된다.
만약 김주찬이 도루왕에 오를 경우 전준호(1995년) 이후 롯데 선수로는 15년만에 도루왕을 수상하게 되며, 이대형이 역전 1위를 하게 된다면 정수근(1998~2001년)에 이어 처음이자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4년 연속 타이틀 수상의 영예를 가져가게 된다. 야구에서는 이대형, 김주찬처럼 훔치는 것도 잘 하면 칭찬 받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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