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홍상수’라 불리는 성지혜 감독이 두 번째 장편 영화 ‘여덟번의 감정’의 남자 주인공에 김영호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이중적인 매력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성지혜 감독은 김영호, 황인영, 윤주희 등 주연배우들과 함께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여덟번의 감정’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성지혜 감독은 전작 ‘여름이 가기 전에’를 통해 소소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여성들의 심리를 담백하고 감각적으로 연출하며 ‘여자 홍상수의 등장’이라는 호평을 받은 데 이어 두번째 작품으로 이번에는 화자를 180도 바꾸어 남성들의 솔직하고도 발칙한 속내를 재치와 위트로 표현했다.

이날 성 감독은 “얼마 전에 홍상수 감독이 ‘옥희의 영화’를 5천만원에 찍었다고 말했는데, 우리 영화 역시 1억 미만의 예산으로 그것도 두 번째 작품인 신인감독이 과연 찍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개봉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거의 홀로 끌고 가야해서 가장 고민이 많았다. 근데 영화 ‘밤과 낮’과 ‘미인도’를 보면서 김영호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과 낮’에서는 맨얼굴이지만 자연스럽고 예쁜 모습을, ‘미인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배우의 내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김영호씨가 시나리오를 주고 이 주 정도 생각하더니 하겠다고 하더라. 아직도 기억나는 말이 ‘작은 나라에 전쟁이 났을 때 그 성을 지키는 장군 역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이 영화가 내가 지켜야할 나라라면 내가 끝까지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해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극중 남자 주인공 종훈(김영호)이 오랜시간을 함께 해 온 선영(황인영), 청순한 미소의 흰색 판타지를 자극하는 간호사 은주(윤주희), 묘령의 연인 선희(송은영) 사이에서 끊임없이 변덕을 부리는 설정에 대해 “나는 오히려 남자 주인공 종훈이 나와 가장 많이 닮은 것 같다. 한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을 때도 100%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변덕스러운 것이 오히려 와닿을 수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 4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인 ‘아시아 경쟁 부문’에 오른 유일한 한국 영화인 ‘여덟번의 감정’은 사랑 앞에 변덕스런 남성들의 심리를 재치있고 독특한 유머로 풀어낸 본격 성인 연애담으로 오는 30일 개봉한다.
bongjy@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