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쉬는 것이다".
한화의 '괴물 에이스' 류현진(23)이 잔여경기 등판없이 시즌을 마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류현진은 올해 25경기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187개를 기록했다. 다승은 김광현(SK) 양현종(KIA)과 공동 1위이며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일찌감치 1위를 굳혔다. 그러나 남은 경기등판을 포기함에 따라 다승왕은 수성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트리플 크라운 역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올해 류현진이 소화한 투구이닝에 주목했다. 류현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2⅔이닝을 소화했는데 이것이 가뜩이나 우려되는 류현진의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게 한 감독의 판단이었다. 게다가 류현진은 오는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해야 한다. 순위 싸움의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개인기록을 위해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정도 나와 15이닝 미만으로 던진다고 해도 올해 200이닝을 훌쩍 넘기게 된다. 지금 굳이 욕심부리면서 무리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전에도 한 감독은 "류현진은 국보 아닌가. 대표팀 생각도 해야 한다"며 류현진을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었다. 지금으로서는 류현진이 남은 기간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해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출뿐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데뷔 첫 해였던 2006년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224⅔이닝을 소화한 뒤 참가한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속절없이 무너진 기억이 있다. 정민철 투수코치의 의견도 같았다. 정 코치는 "지금 (류)현진이는 나라를 위해 쉬는 것이다. 우리는 책임자로서 현진이가 최상의 몸을 만들고 투구하도록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한화를 넘어 한국야구 전체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걸 방증하는 대목이다.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트레이너들도 류현진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만반의 노력을 마다치 않고 있다.
비록 팀 성적은 최하위로 처졌지만 소속선수의 개인 타이틀과 영광은 곧 팀의 자랑거리가 된다. 하지만 한화는 더 큰 대사와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눈앞의 유혹들을 뿌리쳤다. 류현진도 "아시안게임까지는 문제없다"며 소속팀 한화의 배려아래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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