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 최진행, "장종훈 코치님께 절해야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09.16 10: 38

올초 한화의 하와이 스프링캠프. 새로운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으던 최진행(25)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자 김민재 주루코치가 "이러다 30홈런 치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했다. 이에 장종훈 타격코치는 "30홈런을 때리면 내가 진행이한테 절을 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흘렀다. 최진행은 마침내 30홈런 고지를 등정했다. 지난 15일 대전 넥센전에서 연장 11회 김성현의 가운데 몰린 12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작렬시켰다. 데뷔 첫 30홈런을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장식하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이에 누구보다 환하게 웃는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장종훈 코치였다.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아 온몸에서 이온음료향이 풍겼던 최진행에게 장 코치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절하게 생겼네"라며 껄껄 웃었다. 최진행은 "장 코치님께 절받을 것이 아니라 내가 절해야 한다. 만약 장 코치님께서 절을 하신다면 나는 세 번 절하겠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최진행의 표정에는 성취감이 묻어났고, 장 코치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최진행은 이날 끝내기 홈런도 장 코치의 귀띔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타석에 들어서려고 보호대를 차고 있는데 장 코치님께서 오셔서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라고 했다. 김성현의 공이 빠르기 때문에 포인트를 앞에다 놓고 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짧게 말씀하셨다. 초구 파울홈런이 나올 때에는 포인트가 뒤에서 맞았었지만 홈런이 될 때에는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됐다".
끝내기 홈런과 30홈런 모두 생애 처음으로 맛본 짜릿함이었다. 그런 가운데 최진행은 장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올 한해 장 코치님이랑 많은 시간을 보냈다. 때때로 나도 모르게 느슨해질 때에는 따금하게 혼도 내셨고 좋을 때에는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는 것이 최진행의 말. 이어 최진행은 "시즌이 끝난 뒤 바로 일본으로 교육리그를 떠날 것이다. 거기서 장 코치님과 기술적으로 또 머릿속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다. 시즌 종료 뒤 일주일만 쉬고 가는데 쉬어봤자 뭐하겠나"며 웃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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