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이하 김탁구)가 오늘(16일) 마침내 3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지난 6월 9일, 돛을 올린 '김탁구'는 방송 1달 만에 시청률 30%대에 진입, 일찌감치 흥행 청신호를 켰다.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 '김탁구'는 동시간대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며 시청률 50% 목전까지 다다랐다. 배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나눴던 시청률 50% 달성의 꿈이 어쩌면 실현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탁구'는 톱스타 하나 없이, 이름 날리는 스타 PD 없이도 '대박'을 냈다. 무엇보다 이야기 자체에도 큰 새로움이 느껴지질 않았다. 오히려 방송 초반에는 출생의 비밀이나 불륜과도 같은 진부한 통속적 코드가 눈에 띄기도 했다. 얼핏 보기만 해도 김탁구라는 인물의 성장 드라마를 추측케 하는 빤한 제목('제빵왕 김탁구')도 그저 그런 것만 같았다. 동시간대 경쟁작으로 MBC의 야심작 '로드넘버원'과 SBS '나쁜남자'가 껴들었다. 대한민국 여심을 꽉 잡고 있는 '간지남' 소지섭과 치명적인 매력으로 무장한 옴므파탈 김남길을 상대로 '애송이' 윤시윤과 주원이 일을 낼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 그러나 대박은 났다. 뻔한 줄 알았던 스토리가 일냈다!

대한민국은 입지전에 열광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힘든 역경을 헤쳐 결국 성공한다는 기적 같은 이야기. 선한 사람이 이기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 개과천선의 코드... 김탁구의 입지전적 스토리는 대한민국 안방극장에 희망을 안겼다.
'김탁구'는 한 인물의 입지전적 스토리에 다양한 코드를 넣어 입체감을 더했다. 자칫 빤할 수 있는 얘기 위에 형제이지만 사실은 형제가 아닌 (김탁구와 구마준) 두 남자의 갈등과 경쟁이 담겼고 악역 같지만 따지고 보면 상처 받은 영혼들 (인숙, 승재, 유경, 마준 등)의 방황도 나왔다. 이들이 부딪히며 욕망을 분출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은 김탁구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긴장을 더하며 지루하지 않게 했다.

# 샛별을 발견한 즐거움, 노련한 배우들의 감칠맛
반신반의했던 캐스팅. '지붕킥' 시트콤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윤시윤과 브라운관에서는 너무도 낯설던 주원이 이만큼의 성과를 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여주인공 이영아와 유진 역시 성공을 점치게 할 만한 보증수표는 아니었다. 그러나 안방 시청자들은 샛별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맛봤다. '썩 잘하네', '기대이상이다'는 평가들이 쇄도했다. 윤시윤 주원 이영아 유진은 회를 더할수록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게다가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전미선 장항선 등 중견 연기자들의 노련미는 '김탁구'의 원천으로 자리했다. 이들의 소름 돋는 연기가 없었다면, 실감나는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김탁구'에는 '무게감'이 실리지 못했다. 선한 역, 악역 할 것 없이 진정성 있는 연기로 존재감을 보여준 중견들의 관록은 '김탁구'를 지탱한 가장 큰 힘이다.
한편 최종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김탁구'는 15일 방송된 29회에서 45.3%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올리며 마지막 피치를 올렸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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