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떠난 빈 자리. 이제 겨우 22살, 1988년생 두 좌완 '영건' 김광현(22, SK 와이번스)과 양현종(22, KIA 타이거즈)이 올 시즌 다승왕 타이틀을 놓고 불꽃 경쟁을 선언했다.
원래 가장 유력한 다승왕 후보는 한화 이글스 '괴물투수' 류현진(23)이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최근 2경기를 제외한 23경기 연속 퀄리트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최근 왼쪽 팔꿈치 근육이 뭉치며 올 시즌 등판을 포기한 상태다.
물론 김광현과 양현종이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이들이 승수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기에 류현진은 다승왕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 류현진도 "다승왕 욕심이 없다"고 밝힌 만큼 김광현 또는 양현종 둘 줄 한 명이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 지난해 왼손 부상 극복 후 16승까지 왔다
'김야구' 김광현은 천재성을 지난 투수다. 지난해 왼손 부상을 극복하고 올 시즌 중반 몇 차례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79이닝을 던져 16승6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 중이다. 삼진도 170개나 잡아냈다.
직구 구속도 계속해서 140km 중반대를 찍었을 뿐 아니라 위기 순간에는 150km가 넘는 빠른볼을 뿌렸다. 여기에 여전히 위력적인 두 가지 형태의 슬라이더, 커브에 이어 이번 시즌 들어 컷 패스트볼까지도 구사했다.
14일 부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사진 7개나 솎아 내지만 6피안타 2사사구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소속팀 SK가 124경기를 치러 9경기가 남은 상태다. 당장 19일 삼성과 경기 때 김광현 등판이 가능하다. 그리고 24일 문학 LG전 또는 25일 문학 한화전에 한 차례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 개인 최다승 돌파 상승세 이어간다
반면 양현종은 전반기만 놓고 최고의 성적을 보여줬다. 4월 6일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둔 양현종은 6월 15일 한화전까지 10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58⅔이닝을 던져 16승7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 중이다.
주무기는 150km까지 나오는 직구와 120km대 낙차 큰 체인지업이다. 그러나 98개의 사사구가 말해주듯 제구가 많이 흔들렸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2달 가까이 힘들어하다, 최근 제구가 안정되면서 호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일 한화전(6이닝 1자책)과 14일 두산전(7⅔이닝 1자책)에서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가 5경기밖에 남겨놓지 않은 것이 양현종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일단은 19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리고 26일 한화와 최종전에 한번 더 등판이 가능하다.
▲'다승왕' 가능성은 누가 더 높을까?
기회는 김광현, 양현종 모두 두 차례 주어졌다. 의욕은 양현종이, 경력은 김광현이 앞선다.
양현종은 16승을 거둔 뒤 "다승왕에 도전해 보고 싶다. 솔직히 욕심이 난다"고 말한 반면 김광현은 "개인 타이틀보다 팀 우승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김광현은 다승왕이 아니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되어야 한다"며 다른 비전을 제시했다.
김광현은 지난 2008년 16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현재 개인 최다승 타이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은 이미 개인 최다승을 돌파한 만큼 부담감 없는 투구가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단독 1위가 될지, 공동 1위가 될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되더라도 22살 젊은 영건들의 선전에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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