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못하면 그게 야구선수겠어요?"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3)에게 올 한해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전 KIA 소속이었던 그는 이미 팀에 마음이 떠나있었다.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됐다. 자신의 뜻대로 어렵게 시즌 시작 3개월이 훌쩍 지난 6월8일에야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독수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한화로 이적한 뒤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아 또 한 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올해 69경기에서 장성호는 타율이 2할4푼2리밖에 되지 않는다. '방망이를 거꾸고 잡아도 3할은 친다'는 9년 연속 3할을 기록한 대타자답지 않은 성적이다. 충분히 훈련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전 적응에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장성호는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활을 예고했다. 특유의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레이저빔' 홈런포가 연속해서 터질 정도로 감이 오른 모습이었다. 올 시즌은 종착역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는 한치의 부족함이 없었다.
장성호는 "날이 선선해지니까 맞기 시작한 것"이라며 "계속 못하면 그게 어디 야구선수인가. 나도 가끔은 잘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농담섞인 말을 던졌다. 맹타를 휘둘렀지만,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 이는 한대화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한 감독은 "원래 잘하던 선수이지 않은가. 내년이 되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변함없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화 이적 후 4개의 아치를 그려낸 장성호는 개인 통산 199홈런을 마크하고 있다. 역대 16번째로 200홈런 명단에 가입할 날이 머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은 "이제 올해는 더 이상 안 쳐도 된다. 내년에 많이 치면 된다"며 웃어보였다. 비록 올 시즌은 아쉽게 끝나가고 있지만 내년 시즌의 장성호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냈다.
내년 시즌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한창인 장성호. 벌써부터 다음 시즌이 기다려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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