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4.16' 김선우, 자존심 위한 등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9.17 10: 39

"한 번 해봐야 겠다. 힘을 확실히 쏟겠다".
 
3점 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시즌 목표를 향해 그가 다시 나선다. '써니' 김선우(33. 두산 베어스)가 시즌 14승과 평균 자책점 3점 대 진입을 위해 17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 등판한다.

 
올 시즌 13승 6패 평균 자책점 4.16(16일 현재)을 기록 중인 김선우. 직구 위주 투구의 우직한 패턴에서 떨어지는 공의 비중을 높이며 한결 노련한 모습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한 김선우는 최근 왼 무릎 통증으로 인해 선발 등판 간격이 들쑥날쑥한 편이었다.
 
김선우의 왼 무릎 통증은 국내 무대 복귀 이후 항상 그의 발목을 잡아왔다. 윤석환 투수코치 또한 "투구축이 되는 왼 무릎이 완벽하지 않았던 만큼 안 좋은 날에는 먼저 축이 무너지는 모습이 잦았다. 하체를 이용한 투구가 되어야 한다"라는 말로 김선우에 대한 아쉬움을 비췄던 바 있다.
 
변명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11일 잠실 롯데전서 2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기는 했으나 이 경기를 제외하면 김선우의 올스타 휴식기 이후 등판 성적은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2.20. 유독 습한 날씨에 등판했던 김선우는 이 과정에서도 무릎 통증을 호소했던 바 있다.
 
"솔직히 비가 오지 않더라도 흐린 날씨에는 일어나자마자 왼 무릎이 쑤시는 경우가 많았다. 코칭스태프께서 내 몸 상태를 고려해 등판 일정을 조정해 국내 투수진 맏형으로서 감사하고도 죄송했다. 기대에 걸맞는 활약으로 부응해야 한다".
 
시즌 전 김선우는 "최소한 시즌 10승과 3점 대 평균 자책점은 기록하고 싶다"라는 말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미 승리 수는 목표를 초과달성했으나 문제는 4점 대까지 치솟은 평균 자책점. 김선우가 시즌을 3점 대 평균 자책점으로 마치려면 17일 넥센전에서 6⅓이닝 이상 비자책 투구를 펼쳐야 한다.
 
특히 김선우는 넥센전에 대한 빚도 있다. 넥센을 상대로 올 시즌 4경기 2승 1패 평균 자책점 1.03의 쾌투를 펼쳤던 김선우지만 지난 6월 20일 목동 경기서 7⅓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적도 있다. 당시 그는 사상 첫 '12초룰' 적용 희생자가 되어 급작스럽게 무너졌고 경기 후 "적용 전 1차 경고에 대한 신호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상황에 어안이 벙벙하더라"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날의 앙갚음을 기다려왔던 투수가 바로 김선우.
 
만약 김선우가 넥센전에서 호투한다면 이는 포스트시즌 전망마저 한결 밝게 해줄 예정. 지난해까지 주로 계투로 활약한 켈빈 히메네스가 관리상태에 들어갔고 체력 문제가 없는 레스 왈론드의 경기당 활약도가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두산 선발진의 중추인 김선우가 호투를 펼친다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코칭스태프의 시름을 한결 덜어줄 수 있다.
 
그렇다고 넥센 타자들이 모두 김선우에 맥을 못 춘 것은 아니다. 올 시즌 3루타 1위(10개)에 빛나는 준족 좌타자 장기영은 김선우 상대 9타수 4안타(4할4푼4리) 1타점으로 매서운 스윙을 과시했다. 노림수 타격이 녹슬지 않은 베테랑 송지만도 6타수 2안타(3할3푼3리) 1타점으로 활약했고 넥센 선수단의 산증인인 이숭용도 10타수 3안타(3할) 2타점으로 김선우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유려한 스트라이크존 좌우 제구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6⅓이닝 이상 비자책 투구를 펼쳐야 한다는 이야기에 김선우는 "확실히 힘을 내겠다. 반드시 쾌투해야 하는 시점에서 분기하겠다"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의 투지가 과연 목동 마운드에서 호투로 현실화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