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 여자 청소년 전성시대에 ‘황홀’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9.17 11: 24

황홀하다. 요즈음 축구팬들의 심정을 이처럼 잘 묘사하는 수식어는 없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남자축구가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더니 여자축구는 U-20 월드컵과 U-17 월드컵에서 번번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20살 언니들이 FIFA 주관대회 역사상 최고 성적인 3위에 올랐다면 17살 동생들은 이제 4강 진출과 함께 우승을 넘보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나벨라 메니 람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8강전 나이지리아전은 그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무대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전반 2분과 3분 상대의 거센 공세에 두 골을 잇달아 내줬지만 이금민과 여민지의 맹활약 속에 극적인 6-5 역전승을 거뒀다.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였지만 한국과 집중력과 끈기를 재확인했다는 것이 소득이었다.
여기에 여민지의 활약은 축구팬들을 놀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홀로 4골을 터트리면서 승부사다운 면모를 드러낸 여민지는 역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대회 개인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헤딩도 능숙해 축구팬들이 기다리던 스트라이커 그 자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여민지가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이번 대회에서 7골로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여민지는 라이벌인 키라 말리노프스키(독일, 7골), 로베스 아일라(6골, 나이지리아), 레나 페테르만(독일, 5골), 은고지 오코비(나이지리아, 5골) 등이 전부 탈락해 득점왕이 유력하다.
축구팬들은 여민지가 한국의 우승을 이끌면서 골든볼(MVP)과 골든슈(득점왕)를 동시에 차지하는 상상에 바쁘다. 물론, 그 상대가 반대편에서 ‘난적’ 독일을 1-0으로 물리치고 역시 4강에 오른 북한이었으면 한다는 소망이다.
한 축구팬은 “남북한이 결승전에서 만날 수도 있네요. 여자축구의 전성시대가 왔습니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습니다.”고 당부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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